역주행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지난달 점검서 '이상 없음'(종합)

8일 오전 8시19분께 사고로 3명 중상, 11명 경상
지난해 9월 승강기공단 안전점검서도 이상 無
올해 사용 14년차로 기계노후화 가능성도
  • 등록 2023-06-08 오후 7:14:30

    수정 2023-06-08 오후 7:23:55

8일 오전 8시 19분께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면서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구급조치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성남=이데일리 황영민 기자]8일 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며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지난달 정기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9분께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면서 3명이 중상을 입고, 11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공개한 사고 당시 현장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 정상 작동하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뒤로 밀려내가면서 당시 탑승하고 있던 승객 십수명이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등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중상자 3명 중 50대 여성은 에스컬레이터 중간에 위치해 있다가 양쪽 다리에 다발성 열상과 허리 부상을 입었으며, 에스컬레이터 아래쪽에 있던 40대 여성은 등과 허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호흡곤란 및 허리와 등 통증을 호소한 60대 여성은 사고 당시 제일 아래 깔렸었다.

사고가 발생한 에스컬레이터는 지난달 10일 위탁업체가 정기점검을 실시해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이 업체는 매달 1회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오는 12일에도 점검이 예정돼 있었다.

지난해 9월 30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해마다 실시하는 안전 점검에서도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경찰의 현장 조사에서 사고 당시 누군가 에스컬레이터의 수동 조작 장치 등을 작동시켰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실시됐는지 여부가 향후 조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기기 노후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기는 설치 후 15년이 지나 노후화하면 3년마다 정밀안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2009년에 설치된 9m 길이의 승강기로, 올해가 사용 14년 차가 된다.

지하철사법경찰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목격자 진술과 현장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에 대한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초동 조치에는 높은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최초 신고 접수 시각인 오전 8시 19분께로부터 3분만인 22분께 다수부상자 시스템 가동 및 재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곧이어 23분께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 8시 35분께 임시 응급의료소 설치를 완료했으며, 오전 9시께 부상자 14명을 모두 구조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쇼핑몰 에스컬레이터 고장 사고를 가정해 소방·경찰·한전·KT 등 32개 기관 500여 명이 참여한 합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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