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순정 부품이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인증 대체부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증 대체부품은 완성차 업체에 납품되는 제품이 아니지만 정부의 심사를 거쳐 성능을 인증받은 부품을 말한다. 순정부품·OEM 부품과 성능·품질이 동등하고 가격은 저렴하다. 업계는 인증 대체부품의 활성화가 중소 부품업계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경기도가 구축한 인증 대체부품 공동브랜드 ‘케이파츠’의 온라인 판매 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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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전체 매출의 절반은 대기업 10곳(2020년 기준)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극명한 상황이다. 특히 중소 부품업체의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6.61% 감소해 대기업(2.67% 감소)보다 더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은 순정부품과 OEM부품 위주로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중소 부품업체는 주로 큰 업체에 납품하는 사업구조로 자체적인 브랜드를 가지지 못한 경우가 많아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중소 부품업체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증 대체부품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인증 대체부품시장에서 국산 인증대체부품 수는 302개로 수입 부품 수(1282개)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정부는 2015년부터 대체부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인증 대체 부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대체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와 신뢰가 높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대체부품’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10.2%(102명)에 불과했다. 같은 설문에서 대체부품에 대한 이미지를 물어본 결과 64.3%(643명)가 부정적이라고 대답했다.
중소 부품업체가 소비자 인식을 바꾸거나 스스로 판로를 개척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 경우 올해 ‘자동차부품 소비자선택권 보장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인증 대체부품을 유통할 수 있는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유튜브 등을 통해 소비자 인식개선 캠페인도 전개한다.
소비자에게 인증 대체부품의 강점인 가격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인증 대체부품은 유통단계가 축소돼 순정·OEM부품보다 통상 35% 정도 더 저렴하다. 실제 싼타페 모델의 펜더(타이어 덮은 부분) 경우 OEM가격은 15만5650원이지만 인증대체부품 가격은 10만1200원으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부품업체들이 인증 대체부품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비자가 인증 대체부품을 더 편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