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요소수 대란 터질라'…'공급망 병목' 단기에 안 끝난다

송현경제연구소 "글로벌 공급망 악화, 韓 경제에 악영향 커"
소재·부품 등에 대한 해외 의존도 너무 커
  • 등록 2021-11-08 오후 5:26:13

    수정 2021-11-08 오후 5:26:13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내년 상반기께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제2의 요소수 대란 사태가 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송현경제연구소는 8일 ‘글로벌 공급망 약화 원인과 향후 전망’이란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최근 요소수 부족에서 보듯이 해외 연료·원료 및 소재·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수입선도 특정 국가에 집중된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원자재 및 소재·부품의 공급 병목을 산발적으로 겪을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 병목은 해결되더라도 우리나라는 높은 해외 원자재 및 소재·부품 의존도가 높아 산발적인 공급 차질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5년중 우리나라 글로벌 공급망(GVC·Global Value Chain) 참여도(국내총생산에서 GVC를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 하락폭은 3.2%포인트로 선진국 평균 0.02%포인트 하락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약화에 따른 수출, 경제성장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선진국보다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공급망이 약화된 원인으론 △미국과 중국간 대립, 보호무역주의 심화 △주요국간 생산비용 격차 축소, 선진국의 리쇼어링 촉진 △중국의 내수 중심 경제 구조 전환 △코로나 사태 후유증 △코로나19 이후 자국 이익 추구 등을 꼽았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에너지 및 각종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최근의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큰 편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이 10% 오를 경우 물가는 4개 분기 이후 최대 0.2% 상승한다. 또한 보고서는 주요 부품 및 장비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공급망 약화 또는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시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재수 송현경제연구소 국제경제본부장은 “일본의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 조치, 미국 및 중국 정부의 자국 중심 생산 체제 구축 노력에서 보듯이 향후 주요 소재·부품·장비의 자국 생산체제 강화,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무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우리 경제의 불안정으로 직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 약화 추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7년 글로벌 공급망 수축 국면이 일시적이라기보다 구조적 변화에 따른 뉴노멀(New Normal)일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배 본부장은 “글로벌 공급망 참여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경우 미국, 중국, 일본 등 경제규모가 크고 내수 비중이 높은 나라에 비해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며 “체계적인 악영향 완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수시장 확대,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 해외 자원 개발 등을 통한 경제 독자성을 확충해야 한다”며 “각종 원자재 및 소재·부품 수입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 “외국인 노동자 감소 등에 따른 노동인력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 기반의 자동화, 보육시설 확대 및 은퇴 연령 연장 등을 통한 여성·고령 인력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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