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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26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한국 측은 중국 측이 제안한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연구할 의향이 있다(愿積極硏究)고 밝혔다”고 게시했다.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는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을 배제하는 미국의 ‘5G 클린패스’ 정책에 맞선 중국 주도 데이터안보 구상으로, 지난 9월 왕 부장이 직접 발표했다. 미·중 간 갈등이 5G, 인공지능(AI), 신재생 에너지 등 차세대 기술·에너지 경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5G와 관련한 국제규범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다. 이같은 구상을 함께 논의하는 협의체에 한국이 들어올 것을 요청했고 강 장관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긍정적인 답을 했다는 것이 중국 외교부가 밝힌 요지다.
외교부는 “중국 측이 관련 구상을 설명했고 우리는 동 구상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관련 논의를 나름대로 검토해볼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란 설명이다.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바이든 미국 새 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한국에는 ‘다자주의’의 틀 속에서 어느 한 쪽의 편에도 서지 않을 것은 물론,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의 틀 속에 들어올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여겨진다.
왕 부장은 “한국 측이 중한 사이에 민감한 문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양국 간 상호 신뢰와 협력의 기초를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쐐기를 박았다.
외교부는 “회담의 성과를 어떻게 발표할지는 각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한중간 이견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동맹인 미국과 장관급 외교·안보 2+2 대화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2016년 10월을 마지막으로 4년 가까이 중단된 상태다. 물론 중국과의 2+2 대화는 국장급 회담이라 격이 다르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외교·안보 협력채널을 중국과 먼저 재가동한다는 것을 밝히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