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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관(국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1일 대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한 지 1년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더는 현안 해결을 지연할 수 없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관련 해결 방안을 이달 말까지 밝혀줄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한국 정부의 전략물자 관리 소홀을 이유로 불화수소를 비롯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대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했다. 또 우리나라를 전략물자 수출규제 완화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했다. 전략물자 관리 소홀을 이유로 들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우리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리 정부는 이후 WTO에 일본 정부를 제소했으나 그해 11월22일 양국 정책대화를 재개하면서 이를 잠정 정지했고, 이후 일본 경제산업성과 반년 남짓 대화를 이어갔다.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의 이유로 지적한 부분에 대한 개선 조치도 완료했다.
또 이달 6일 산업부 내 무역안보 전담조직을 과 단위 조직(무역안보과)에서 국 단위 조직(무역안보정책관)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수출 관리 심사 인력도 대폭 확충하는 등 일본 측에 화해 제스처를 보냈지만, 여전히 일본측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는 일본이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WTO 분쟁해결절차를 재가동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국장은 “현재로서는 예단하긴 어렵지만 일본의 대응책을 보면서 여러 조치를 종합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양국간 협력할 분야가 많으니 조속히 현안을 매듭짓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양국이 나아가길 희망한다”는 여지도 남겼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2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국은 이웃나라이며 중요한 나라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협력을 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및 마스크 지원 관련 양국간 협력을 통해 수출규제 문제도 협의할 수 있다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