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포럼]"0 하나 잘못쓰면 눈물의 경매 된다"

△ 김부철 지지옥션 범무팀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16 이데일리 부동산 투자 포럼’에서 ‘2016년 경매의 모든 것’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4층짜리 근린주택이 감정가 10억 6636만원에 나왔다. 1~2층 점포 2개와 3~4층 임대용 주택 4개로 이뤄진 이 주택은 보증금 2억 1500만원에 월세 175만원을 받고 있었다. 두 번의 유찰을 거치며 감정가 대비 64% 수준인 6억 8247만원까지 떨어지자 무려 30명이 응찰에 나섰다. 뚜껑을 열어보니 낙찰자는 감정가(10억 6636만원)의 7배가 넘는 76억 3500만원을 써냈다.

그러나 차 순위 응찰자가 써낸 가격이 8억 8177만원인 점을 생각하면 76억원이 넘는 금액은 과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머지않아 고가 낙찰의 이유가 밝혀졌다. 낙찰자 최모씨는 최저입찰가보다 8200만원 높은 7억6450만원을 입찰가로 정하고 입찰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0’ 하나를 더 붙이는 실수를 했다. 최씨는 법원에 낙찰허가결정 취소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단순 실수로 판단하고 매각 허가를 취소하지 않았다.

“0 하나 더 써서 10배 넘는 가격을 써도 입찰보증금 안 돌려 줍니다. 입찰표 작성할 때 확인 또 확인해야 합니다.” 김부철 지지옥션 법무팀장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16 이데일리 부동산 투자 포럼’에서 경매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입찰보증금 작성 과정에서 웃지 못할 일이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매 입찰표는 한 번도 써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익숙지 않아 밀려 쓸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칸을 잘못 보고 ‘0’을 하나 더 적는 실수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팀장은 “경매 입찰표는 가격을 적는 칸이 한글 대신 여전히 아라비아 숫자를 쓰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과거 숫자를 잘못 써서 낙찰허가 취소 신청을 받아주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매각허가를 정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초보자들은 입찰장 분위기에 휩쓸려 기본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