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권에 대해 ‘종노릇’ ‘갑질’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낸 뒤 은행들이 잇따라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었다. 16일 금융당국과 만남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상생안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상생 경영 압박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6일 신한금융은 총 1050억원 규모의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 금융 패키지를 발표했다. 하나은행이 지난 3일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대책을 발표한 지 사흘 만이다.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은 주말인 지난 4~5일 일제히 출근해 취약계층 대상 금융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비상회의를 열었다.
현재까지 나온 신한금융과 하나은행의 지원 방안을 보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이자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방안이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230억원을 들여 정책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청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금리를 2%포인트 낮추는 ‘이자 캐시백’을 실시하기로 했다. 저금리 대출 전환을 위한 대환대출 플랫폼을 신설하고, 이용 고객에게 50억원어치 바우처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오는 12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으로 원금·이자 상환을 유예해온 2500여명 개인 사업자에게 6개월간 전월 납부한 이자를 매달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실시해 약 40억원을 지원한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 2만1000명에게는 약 210억원 규모로, 중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금융 대출 상품(희망플러스 보증부대출)을 이용 중인 고객 3만2000명을 대상으론 약 115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해준다.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로 신규 대출을 받은 고객 약 6만명에게도 약 300억원의 이자 캐시백을 실시한다.
KB금융, 우리금융도 상생금융 지원안을 마련 중이다. KB국민은행은 대출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인 대출자의 이자를 깎아 주는 방안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계열사별로 실효성 있는 상생금융 확대 방안을 검토한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은행권 안팎에선 상생금융 압박에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의 고금리 부담은 물가를 잡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영향이 크게 작용했는데, 은행에 모든 책임을 지우고 있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