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용산과 여의도가 연일 대치 국면이다. 용산의 주인 대통령실과 여의도의 실세인 더불어민주당 얘기다.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현안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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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검찰의 민주당 여의도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 이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한 정치평론가는 현 상태를 ‘정치적 냉전’이라고 언급했다. 미국과 소련의 대치국면처럼 대통령실·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어서다. 앞선 평론가는 “한쪽이 죽어야 사는 게임”이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만큼 현재 용산과 여의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치의 기본인 협치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투쟁이 대체했다. 최근 용산과 여의도는 서로를 ‘주적’으로 삼은 듯싶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위협과 7차 핵실험 징후는 전쟁의 위기감을 높이며 안보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경제부문은 어떠한가. 잇따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에 민생경제는 파탄 직전이다. 여기에 레고랜드발(發) 금융위기설이 대두되면서 단기 자금 경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진짜 위기가 외부에서 오고 있는데 내부 분열로 사분오열하면서 이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쯤 되니 국정운영 최고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력이 아쉬울 따름이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 법치를 앞세운 국정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정무적인 판단이 중요한 순간에도 기존의 국정철학을 거듭 밝힐 뿐이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원활한 국정운영이 불가능함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구상하는 미래의 대한민국은 현실적으로 야당과 보조를 맞출 때 가능하다. 야당과의 거듭된 마찰은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환경만 제공할 뿐이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지지율 30% 안팎 박스권에 머물려 위기의 연속을 맞고 있다. 본인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나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한 때다. 더 늦기 전에 윤 대통령식 데탕트(긴장완화)가 발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