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조계사 관음전에서 은신하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12월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경찰에 자진출두하기 앞서 노동개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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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한상균(54·
사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항소심 형량은 1심보다 다소 낮아졌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상주)는 13일 민중총궐기 집회 등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로 구속 기소된 한 위원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심담)는 지난 7월 한 위원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0만 원을 부과했다.
한 위원장 등은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해서 열었다. 민주노총 등 집회 참가자와 경찰이 대립해 폭력사태가 빚어져 140여 명이 다쳤다. 이날 경찰이 설치한 물대포를 맞은 고(故) 백남기씨가 숨지는 등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다. 집회 참가자 다수는 경찰 버스 52대를 부수고 약 7시간 동안 서울 태평로 전체 차로를 점거하는 등 경찰 해산명령에 불응한 채 시위를 벌였다.
한 위원장은 경찰 차벽 설치와 살수차 운용을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하나 적법하고 평화로워야 한다”라면서도 “한 위원장이 경찰과의 충돌을 선동해 사전에 밧줄과 사다리 등을 준비하도록 했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경찰의 전체적인 대응도 다소 과도했고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일부 시위대를 자극했다”라며 “평화 집회와 시위문화가 정착되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을 장기간 처벌하는 건 집회 문화 발전에 기여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선고 직후 “우리는 시민과 함께 부패한 기득권 세력과 전쟁하는 중”이라며 “(본인) 신변을 걱정하거나 신경 쓰지 말고 이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