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현대그룹과의 분리를 앞두고 현대상선에서 근무하던 현정은 회장의 두 딸이 최근 다른 계열사로 적을 옮겼다. 이로써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현대상선과 현대그룹 오너가의 모든 인연은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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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은 지난 3월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현대상선(당시 아세아상선)의 창립발기인이자 현정은 회장의 부친인 고 현영원 회장의 연을 이어준 회사다. 두 사람은 현대중공업(009540)의 유조선 수주 사업과 관련해 도움을 주고받다가 사돈을 맺었다.
정지이 전무가 현대상선에 입사한 이유도 어려움에 처한 모친을 돕기 위해서였다. 정 전무는 미국 광고회사에 다니던 중 ‘엄마를 도와 현대에서 일하는 게 어떠냐’는 현 회장의 설득에 따라 입사를 결정했다. 정 전무는 2004년 1월 현대상선에 일반 사원급으로 입사해 첫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11년여 만에 떠나게 됐다.
2005년 대리, 회계부 과장으로 잇따라 승진한 정 전무는 2007년 현대상선 기획지원본부 부본부장(전무)로 승진하며 현대상선 임원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경영지원본부 부본부장을 거친 뒤 줄곧 사장실장 자리를 지키며 경영노하우를 배웠다. 경영승계를 위한 수업이 보직 중에 이뤄졌으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2014년부터는 글로벌경영실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지난 4월 1일 기준 정지이 전무는 현대글로벌 지분 40만주를 확보해 7.89%의 지분율을 확보했고,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만9100여주를 보유해 6.08%의 지분을 가진 상태다. 그는 2014년 현대상선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이처럼 현대그룹 오너가와 인연이 끊긴 현대상선과 관련해 양대 해운사 중 하나인 한진해운(117930)과 합병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향후 산업별 경쟁력 강화방안 논의와 관련해 “한진해운의 정상화 추진 상황을 봐가며 합병, 경쟁체제 유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채권단이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내건 자구안 중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 숙제만 남기고 있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현대 계열(지분율 22.6%)에서 채권단(40%)으로 전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