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주제 '용적률 게임'…"韓 역동성 보일 것"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 주제로
"'소셜 다이내믹스' 이번 전시의 키워드"
36개 건축물 72개 대형도면 설치 등
"용적률 게임이 건축가의 창의성 촉발"
  • 등록 2016-03-17 오후 5:39:36

    수정 2016-03-17 오후 5:40:45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은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가 한국관의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의 주제는 ‘용적률 게임’이다. 평범한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용적률 게임’을 통해 한국사회의 압축성장과 역동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올해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은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는 ‘소셜 다이내믹스’(social dynamics·사회역동성)를 한국관 전시의 키워드로 꼽았다. 한국관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칠레 출신의 알레한드로 아라베나 총감독이 제안한 ‘전선에서 알리다’란 주제에 따라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을 테마로 전시를 꾸린다.

김 교수는 1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연 간담회에서 “모든 국민이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용적률은 한국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초고층 건물부터 협소한 주택에까지 용적률 게임이 나타나고 있다. 건축에서 ‘크기와 양’이 ‘질’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다루는 게 이번 전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연면적(건물 바닥면적의 합)의 비율을 뜻하는 법적 용어. 지난 50년간 서울의 변화를 가장 압축한 용어인 동시에 집단적인 욕망을 드러내는 지수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용적률 게임’을 지금껏 한국 도시건축의 숨은 동력이자 현재까지도 99%의 건축가가 생존을 위해 부딪치고 있는 전선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각기 다른 형태의 건물에는 심미적인 기능뿐 아니라 치밀한 경제논리가 숨어 있다”며 “세계에 각기 다른 용적률이 있지만 서울의 경우 빠른 시간에 압축성장을 해 온만큼 다른 나라의 ’용적률 게임‘과는 양상이 다르다. 비싼 땅값과 좁은 땅, 법 등 한국의 용적률은 여러 가지 힘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관은 도시 속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건축계의 도전과 결과를 보여줄 예정이다. 한정된 대지에 최대의 건물면적을 요구하는 ‘건축주’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질을 추구하는 ‘건축가’, 이를 통제하고 조율하는 법과 제도 사이에서 벌어지는 범사회적인 현상을 포함한다.

김 교수는 “도시의 슈퍼블록 안에 주거와 상업이 섞이면서 독특한 도시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양의 게임을 질의 게임으로 바꾸는 순간이 온 것 같다. 이는 건축가의 창의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서울에 있는 약 60만동의 건물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전시장 중앙홀에는 관객의 시선을 압도하는 36개 건축물의 72개 대형모형과 도면 등을 설치한다. 또한 전시장 벽면에는 서울의 인구밀도, 도시 성장에 관한 시계열 데이터와 함께 현재 도시의 모습을 블록부터 개별 건물 단위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시각화한다. 특히 이번 한국관은 건축가의 작품을 모아놓는 기존 방식과 달리 큐레이팅 팀이 주제에 부합하는 건축물을 선정하고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꾸린다.

2016년 제15회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오는 5월 2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시 현지 카스텔로 공원 및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열린다. 한국관은 5월 26일 오후 2시 기자간담회를 거쳐 오후 3시 전시 개막식을 개최한다.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은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가 한국관의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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