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항문 주위 퉁퉁 붓고 진물나면 서둘러 병원 찾아야

  • 등록 2014-07-16 오후 8:30:53

    수정 2014-07-16 오후 8:30:53

[정규영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치질환자 10명 중 2명이 치루 환자다. 이같이 치루를 앓고 있는 사람은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증상이나 통증은 치핵 못지않게 환자를 괴롭힌다.

치루는 항문에서 시작되는 염증 질환으로 항문 안쪽에 구멍이 생기는 병이다. 항문 안쪽에는 변을 수월하게 볼 수 있도록 기름을 내보내는 항문샘이 있는데, 이곳에 세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고름이 생기고 흐르면서 구멍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부분 치루는 항문 주위에서 외공을 관찰할 수 있고 이 구멍으로 진물이 나온다. 한달 전 상당히 불편한 모습으로 병원을 찾은 회사원 이모(30대)씨. 2~3일 동안 항문이 붓고 심한 통증으로 고생을 했는데 어느 날 통증과 붓기가 가라앉아 안심을 했단다. 그런데 이제는 항문에서 고름이 계속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급한 마음으로 병원에 온 것이다.

진단을 해본 결과 이씨의 항문 주위에서 구멍이 발견되었고 그 구멍에서 진물이 나오고 있었다. 또 항문 안쪽으로는 단단한 염증길이 만져졌다. 항문 바깥쪽에 있는 치루 외공에서 항문 안쪽으로 연결된 염증길을 따라 개방하는 ‘치루 절개술’을 시행하였으며 수술 후 특별한 불편감 없이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다.

치루가 있으면 처음에는 항문 주위에 종기가 난 것처럼 붓고, 감기처럼 온 몸에 열이 오르기도 한다. 그러다가 심해지면 견디기 힘들 정도의 통증과 함께 항문 주위가 부풀어 오른다. 이렇게 며칠 고생하다가 고름이 터져 나오면 시원한 느낌이 들고 통증도 사라진다.

흔히 이 단계가 되면 저절로 나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때부터가 바로 치루의 시작이다. 계속 배액이 잘 되면 단단한 치루길을 만들게 되지만, 붓고 터지기를 반복하는 경우는 복잡 치루로 악화될 수 있다.

고름 및 치루를 제거해 항문 증상은 좋아졌으나 수술 상처가 늦게 아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드물지만 대장의 염증성 질환이 같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으며, 염증성 질환에 대한 치료를 같이 시행해야 수술 상처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다. 따라서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 전에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이 좋다. 통증 때문에 대장내시경을 못하는 경우에는 수술 후 상처가 어느 정도 좋아진 다음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유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치루는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변비·설사·치열·항문 주위 외상 등이 항문샘 염증의 원인이 되어 치루를 발생시킬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평소 변비·설사·치열을 예방하기 위해 야채 등의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항문 주위를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변비와 설사가 있거나 배변 시 출혈 및 통증이 있는 치열 증상이 있을 경우 빨리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루는 자연 치유나 약물 치료가 어렵다. 대부분의 치루는 복잡하지 않고 얕은 경우가 많고 수술도 비교적 간단하다. 하지만 반복적인 통증 및 불편감이 있는 경우 치루길이 점점 복잡하고 깊어져 수술도 복잡해지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 오래 방치하면 드물게 항문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치루가 의심되면 빨리 대장항문외과를 찾아 정확히 진단받고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규영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 표정부자 다승왕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