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루는 항문에서 시작되는 염증 질환으로 항문 안쪽에 구멍이 생기는 병이다. 항문 안쪽에는 변을 수월하게 볼 수 있도록 기름을 내보내는 항문샘이 있는데, 이곳에 세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고름이 생기고 흐르면서 구멍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부분 치루는 항문 주위에서 외공을 관찰할 수 있고 이 구멍으로 진물이 나온다. 한달 전 상당히 불편한 모습으로 병원을 찾은 회사원 이모(30대)씨. 2~3일 동안 항문이 붓고 심한 통증으로 고생을 했는데 어느 날 통증과 붓기가 가라앉아 안심을 했단다. 그런데 이제는 항문에서 고름이 계속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급한 마음으로 병원에 온 것이다.
진단을 해본 결과 이씨의 항문 주위에서 구멍이 발견되었고 그 구멍에서 진물이 나오고 있었다. 또 항문 안쪽으로는 단단한 염증길이 만져졌다. 항문 바깥쪽에 있는 치루 외공에서 항문 안쪽으로 연결된 염증길을 따라 개방하는 ‘치루 절개술’을 시행하였으며 수술 후 특별한 불편감 없이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다.
흔히 이 단계가 되면 저절로 나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때부터가 바로 치루의 시작이다. 계속 배액이 잘 되면 단단한 치루길을 만들게 되지만, 붓고 터지기를 반복하는 경우는 복잡 치루로 악화될 수 있다.
고름 및 치루를 제거해 항문 증상은 좋아졌으나 수술 상처가 늦게 아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드물지만 대장의 염증성 질환이 같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으며, 염증성 질환에 대한 치료를 같이 시행해야 수술 상처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다. 따라서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 전에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이 좋다. 통증 때문에 대장내시경을 못하는 경우에는 수술 후 상처가 어느 정도 좋아진 다음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유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치루는 자연 치유나 약물 치료가 어렵다. 대부분의 치루는 복잡하지 않고 얕은 경우가 많고 수술도 비교적 간단하다. 하지만 반복적인 통증 및 불편감이 있는 경우 치루길이 점점 복잡하고 깊어져 수술도 복잡해지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 오래 방치하면 드물게 항문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치루가 의심되면 빨리 대장항문외과를 찾아 정확히 진단받고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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