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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거래소(JPX)는 지난해 3월 프라임시장과 스탠다드시장에 상장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 상장사를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 공개를 공시하도록 요구했다.
이 같은 공시가 의무는 아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PBR이 1배를 하회하는 기업 등 개선이 필요한 상장사에 대해서는 정보 공개를 강력히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노력 없이 2026년까지 PBR 1배 미만 상태가 이어질 경우에는 상장폐지 목록에 오를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 결과 프라임시장 상장사 가운데 59%(673사)는 공시를 완료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BR이 1배 미만인 회사들의 참여도가 높았는데 0.5배 미만은 68%가 검토를 하거나 이미 공시를 마쳤다.
기업들의 노력과 금융당국 및 거래소의 독려와 감시 속 이날도 닛케이지수는 3만9233.71로 마감하며 사상최고치를 다시 썼다.
시장에서는 일본을 벤치마크한 만큼, 국내에도 기업들의 밸류업을 위한 어느 정도의 강제와 감시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정부의 노력은 알겠지만, 자율에만 맡겨두면 대다수의 상장사는 하는 둥 마는 둥 할 것”이라며 “이미 주가의 하락세가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보여주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처럼 PBR 1배 달성을 위한 방안을 강하게 추진할 수 있다면 밸류업 기대로 주가를 올린 상장사들의 상승세가 이어졌겠지만, 이와 달리 자율에 맡기는 권고 형태로 꾸려졌다”며 “이에 차익매물이 나왔다”라고 분석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프로그램에 인센티브나 강제조항이 없어 다소 실망한 분위기이긴 하지만 상반기 중 세제 개편안 등이 나올 예정인 만큼, 방향성 자체는 바뀌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