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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고래’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이 불발된 천명관 작가는 23일(현지시간) 시상식 직후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나온 지 거의 20년 된 ‘고래’ 덕에 여기까지 왔다며 “큰 기대는 없었다”는 것이다.
천 작가는 이날 런던 스카이 가든에서 열린 시상식이 끝난 뒤 연합뉴스 기자와 현장에서 만나 “처음 후보가 됐을 때 ‘별일이 다 생기는구나’라고 받아들였고, 큰 기대는 없었다”면서도 부커상 후보에 오른 것은 ‘고래’의 보편성을 느끼게 된 계기였다고 했다.
그는 “외국 독자들이 한국 독자들과 비슷하게 느끼는 것이 재밌었다. 블랙 유머, 슬픔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세상에 좋은 독자들이 많구나, 이런 것에 위안이 됐다”고 했다. 이어 “한국 작가가 앞으로 부커상을 받으면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학을 더 많이 읽힐 기회니까 좋은 일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2023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불가리아 작가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Time Shelter)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작품이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네 번째다. 2016년 작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이 상을 처음 받았고, 한강의 ‘흰‘(2018년), 정보라의 ‘저주토끼’(2022년)는 최종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2005년 신설된 이 상의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의 영어 번역 문학작품에 수여한다. 부커상과는 별도로 시상하며 작가와 번역가에게 함께 상을 준다. 상금은 5만 파운드로, 작가와 번역가가 절반씩 나눠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