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스프링클러 설치 왜 안됐나

  • 등록 2018-01-26 오후 5:04:54

    수정 2018-01-26 오후 5:04:54

밀양 화재원인 조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26일 오전 대형 화재로 37명의 사망자를 낸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은 지난 2008년 3월 개원했다.

밀양 출신인 손경철 효성의료재단 이사장이 고향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병원을 인수한 후 일반 치료와 요양을 겸한 병원으로 거듭났다.

세종병원은 밀양 지역에서는 큰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일반 병상 95개, 요양 병상 98개로 총 193병상을 갖추고 있다. 현재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을 포함해 총 35명의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개의 병동으로 이뤄진 이 병원은 앞쪽엔 뇌혈관 질환과 중풍을 중점치료하는 일반 병동이 있으며, 뒤편에는 치매나 뇌졸중과 같은 노인 질환자가 머무는 요양 병동이 있다.

이날 오후 현장 브리핑에서 석경식 병원장은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밝힌 뒤 “사태 마무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병원장과 함께 참석한 손 이사장은 화재 원인에 대해 “냉·난방기 2대 중 1대에서 전기 스파크로 불이 났다거나 천장 스파크, 또는 수술 기구를 소독하는 처치실에서 났다는 얘기도 있는데 정확한 내용은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또 “세종병원은 건축면적상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있는 면적이 아니다. 관련 법이 개정된 이후 올해 6월 30일까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돼 있어 다음 주에 (공사를) 하는 걸로 한 상태였다”며 소방점검이나 대피 훈련 등 필요한 절차를 모두 따랐다고 주장했다.

잿더미 된 밀양 세종병원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당시 현장에는 병원 당직 인원이 정상 배치돼 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명 가량으로 추정한다”며 “이날 사고로 의사 1명,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등 병원 직원 3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 건물에는 각각 25억원의 화재보험을 들어놓은 상태”라며 “2개 보험에 가입했는데 한 보험은 사망자 수에 관계없이 1명 당 2억원, 다른 보험은 1명 당 8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당국의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본관 1층과 2층이다. 세종병원은 1층에 응급실과 원무실, 2층에 입원실, 3층에 중환자실 등이 있다. 주된 사인은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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