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S쇼핑은 파이시티(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한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NS쇼핑은 그동안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나갈 돈이 많지는 않았던 구조다. 홈쇼핑업종 특성상 고정자산투자나 운전자금부담이 크지 않아 매년 현금을 확보했다. 그 결과 차입금은 없고 보유현금이 2000억원대에 달하는 순(純)차입금 마이너스의 재무구조를 자랑해왔다.
그러나 최근 하림그룹 차원에서 물류센터 개발사업을 위해 파이시티 매입을 결정했고 그 선봉에 NS쇼핑을 내세웠다. NS쇼핑은 지난 3년간 그룹 합산 영업이익의 30% 이상(최근 인수한 팬오션 제외)을 담당했던 곳이고, 축산물가공업을 하는 다른 계열사들이 실적 부침을 겪는 동안에도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다 준 곳이었다. 파이시티 부지 매입은 명목상 엔바이콘이라는 회사가 진행하지만 실질적 인수주체는 엔바이콘 지분 100%를 가진 NS쇼핑이다. 이미 500억원을 지난달 11일 출자했고 나머지는 보유현금과 회사채 발행 등 외부차입으로 조달키로 했다.
지난해 상장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던 NS쇼핑이 그룹 정책에 따라 계획에 없던 금고 문을 열면서 지배구조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사업과 개연성이 없는 비관련 사업다각화로 회사 자원이 그룹사를 위해 활용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