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정부가 내달 1일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매출증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쉬는 날이 그나마 장사가 더 잘 된다는 의견과 휴일 증가가 외려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는 모양새다.
| 음식점과 주점 등이 밀집된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사진 =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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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자영업자들이 많이 모인 인터넷 카페 등에 따르면 오피스 중심 상권과 거주지 기반의 동네 상권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학생 지갑을 열어야 하는 대학가 주변 자영업자도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자영업자 A씨는 “10월 첫째 주에 연차를 2일 쓰면 6일 연속 쉴 수 있고 3일 연차를 쓰면 9일 연속 쉴 수 있다”며 “다들 해외에 나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10월2일과 4일 이틀 연차를 쓰면 10월1일부터 6일까지 6일을, 여기에 9월30일까지 연차를 하루 더해 사흘을 쉬면 9월28일부터 10월6일까지 9일을 쉴 수 있다.
B씨는 “요즘은 회사에서 연차 소진해야 한다. 징검다리 휴일엔 연차 쓰라고 한다”며 “조를 나누더라도 연달아서 쉬더라. 결국 10월 첫주는 날리게 되는 것”이라고 푸념했다. 이어 “동네 장사는 망했다고 봐야한다”는 의견도 보인다.
특히 통상임금의 1.5배인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5인 이상 사업자의 일반근로자가 휴일에 일을 하면 사용자는 150%(~8시간)~200%(8시간 초과)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다.
복수의 자영업자들은 “나라가 임시로 지정한 공휴일에는 근무비용 1.5배를 국가가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임시 공휴일 지정에 따른 매출 증대 기대도 나온다. C씨는 “평일보다는 그래도 공휴일이 조금이라도 장사가 더 되지 않느냐”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동조하는 자영업자들도 “그래도 전부 쉬는 것도 아니고 평일보다는 매출이 잘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에도 징검다리 연휴인 10월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9월28일 추석 연휴 첫날부터 10월3일 개천절까지 길게는 6일 휴일을 즐길 수 있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3월 ‘대체공휴일 지정 효과, 정책 노력에 달렸다’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대체공휴일 1일의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을 2조 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대체공휴일 1일 1인당 소비지출액을 8만 5830원으로 가정한 추산이다. 임시공휴일은 필요에 따라 정부가 정해 쉬는 날이며 대체공휴일은 공휴일과 휴일이 겹치면 다음날인 비공휴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제도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은 “오피스나 동네 상권 중심의 자영업자가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휴가지 소상공인은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일과 휴식의 균형 차원에서도 임시공휴일 지정은 환영할 만하다. 내수 진작의 기회로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