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무력 충돌 중인 수단 군벌 세력들이 개전 9일 만에 사흘간 휴전에 합의했다. 앞서 몇 차례 휴전 협상이 파기돼 구속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난민들은 전쟁을 피해 앞다퉈 수단을 빠져나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은 이날 자정부터 72시간 휴전에 합의했다. 이를 중재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합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양측이 즉각적이고 완전한 휴전을 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인도주의적 협상과 종전 협상을 위한 위원회 설립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일 수단 하르툼 국제공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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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휴전이 종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 18일에도 정부군과 RSF는 24시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교전이 지속됐다. 이후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종료일)을 맞아 양측은 지난 21일부터 72시간 휴전을 합의했으나 이 기간에도 총성이 이어졌다.
수단 정부와 반군은 15일부터 열흘 가까이 무력 충돌을 이어지면서 수도 하르툼을 포함해 수단 대부분 지역에서 교전이 발생했다. 로이터는 이번 내전으로 최소 427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또한 수단 전역의 수도와 전력, 병원 등 생활 인프라도 파괴됐다. 구호단체 직원들까지 철수하면서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던 수단의 민생은 더욱 피폐해졌다. 세계식량계획은 내전으로 수백만 명에 이르는 수단인들이 기아 상태에 빠질 것으로 추정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수단 상황에 대해 “수단 전역과 나아가 다른 지역까지 집어삼킬 수 있는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전 발발 이후 수단에선 수만 명이 이집트와 차드, 남수단 등 이웃 국가로 피란하고 있다. 수단에서 에티오피아로 피란한 대학생 압디하켐 상아는 “우리 동네는 전쟁터가 됐다”며 “에티오피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디든 하르툼보단 안전하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남수단에서 국제이주기구(IOM) 대표로 일하는 피터 반 데어 오웨다르는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그럴만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며칠 안에 더 취약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도착할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