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가 말한 9백억 단서…"채권", "경호원 명의 비상장사"

전두환 친손자 전우원씨 폭로 계속
"어머니가 엄청난 채권 발행됐다고 말한 적 있다"
"경호원 명의로 비상장사 설립 후 가족에 지분 양도"
가족 내 비자금 세탁 정황 소개
"그걸로 잘먹고 잘살고 있죠", 부친·계모 대한 적의 드러내기도
  • 등록 2023-03-16 오후 5:19:30

    수정 2023-03-17 오전 10:06:33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친손자로 가족 내부 비위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전우원씨가 가족의 비자금 은닉 방식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2021년 11월 기독교 방송인 극동방송에 출연한 전재용씨와 박상아씨 부부.
전씨는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에서 자신이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였음을 고백하면서 “전재산 25만원인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삶이 아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사당국도 실체를 확인 못하고 있는 전두환씨 은닉 비자금이 온 가족의 생활을 떠받혔다는 것이다.

전씨는 이날 “어머님이 말씀하시기로는 엄청난 양의 채권이 발행이 됐는데, 그걸 현금화하는 과정이 누구를 통해서 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해 채권을 다시 현금화하는 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씨는 자신이 학비 지원을 받을 때도 서울 연희동 자택에 고용된 도우미 등의 명의 계좌로 돈을 받은 일도 떠올렸다.

실제로 모두 2000억원이 넘는 전두환씨 추징금 가운데 920억원이 2022년 말 기준으로 여전히 미환수된 상태다. 전두환씨 추징금 환수율은 상당 기간 5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미환수 비자금 상당액이 채권으로 전환돼 추적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특히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IMF 위기 이후 정부가 한시적으로 무기명 채권을 대량 발행했는데, 비자금도 이 채권을 통해 세탁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씨가 이날 어머니를 통해 들었다는 “대량 채권 발행”과 차명 계좌 사용 등은 이같은 정황과 대체로 일치한다.

전씨는 16일 공개된 KBS와의 인터뷰에서는 타인 명의의 비상장사도 언급했다. 전씨는 “저와 제 형은 모르는 상태에서 어릴 때 저희 밑으로 많은 재산을 (아버지 전재용씨가) 상속하셨다”며 “부동산 업체에도 20% 저도 지분을 가졌던 적이 있다. 이태원 한 아파트도 저희 이름으로 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친가 경호원들이 있다. 돈의 흐름이 어떻게 되냐 하면, 경호원 한 분에게 돈을 준다. 이분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한다. 비상장 회사를. 그 회사 지분을 가족 멤버에게 양도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가족과 무관한 이들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지분을 가족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돈세탁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전씨는 “저는 제가 알지도 못하는 회사에 지분을 엄청 많이 갖고 있었다. 지금은 모든 걸 잃었다”며 이후 지분을 모두 부친과 계모 박상아씨에게 넘겼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비상장사 주식이 원래는 저와 제 앞으로 많이 양도돼 있었는데 아버님이 노역소 나오시고 돈이 없다고 2018, 2019년경에 박상아씨에게 양도하라고 사인을 하라고 시켰다. 다 양도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그거 팔아서 한국에서 잘먹고 잘살고 있다. 동생들 다 사립학교 나오고”라며 부친과 계모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앞에서는 목사가 되려고 하고 착한 척, 가식 다 떨면서 그런 수치스러운 것들은 공개 안하고 저를 정신이상자로 몰았다”고도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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