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냄새 주범 ‘암모니아’, 친환경 에너지 핵심 되다

GS에너지·에쓰오일 등 ‘암모니아 사업’ 추진
저장·운반 효율성 높고 친환경 연료로도 사용
국내 조선업계, ‘암모니아 추진선’ 연구·개발
“친환경 정책 따라 암모니아 수요 늘어날 것”
  • 등록 2021-10-19 오후 5:00:47

    수정 2021-10-19 오후 5:00:47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화장실에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던 ‘암모니아’가 수소 경제와 탄소중립 시대를 위한 요소로 떠올랐다. 연소 과정에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주목받을 뿐 아니라 수소 경제의 성장에 따라 수소 원거리 운송을 위한 수단으로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생산 과정 (사진=한화)
19일 업계에 따르면 GS에너지는 최근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ADNOC)와 국내 기업 최초로 친환경 블루 암모니아 도입 실증 프로젝트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블루 암모니아’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로 탄소 배출량을 줄인 암모니아를 말한다.

GS에너지는 이번 계약에 따라 앞으로 ADNOC에서 생산되는 블루 암모니아를 수입해 암모니아 혼소(두 종류 이상의 연료를 함께 연소하는 방식) 발전과 수소 추출 연구 개발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에쓰오일(S-OIL(010950))도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ARAMCO)와 협력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한 블루 암모니아를 국내에 공급하기로 하는 등 암모니아 확보·도입·수소 추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한화·한화임팩트와 원익머트리얼즈·원익홀딩스도 이달 초 해외에서 생산된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업무 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암모니아를 연이어 선택하고 있는 배경엔 암모니아의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 용량이 액화 수소보다 1.7배 더 크고, 이미 화학 비료와 질산의 주원료 등으로 사용돼 전 세계적으로 운송 관련 인프라도 수소보다 잘 갖춰져 있어 저장·운반의 효율성이 높다.

수소는 운송을 위해 액화할 때 영하 253℃의 극저온을 유지하면서 보관해야 하는 데 비해 암모니아는 영하 34℃에서도 보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암모니아의 액화수소 대비 운송비 절감 효과 (사진=대신증권)
아울러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만으로 구성돼 연소될 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조선업계에선 암모니아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는 연구를 시작해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업계 최초로 친환경 암모니아 연료 공급 시스템에 대한 개념 설계 기본 인증(AIP)을 한국선급(KR)에서 획득하며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8월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암모니아 레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기본 설계에 대한 기본 승인(AIP) 인증을 획득했다. 암모니아 레디란 액화천연가스(LNG)나 디젤을 사용하는 선박을 암모니아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 설계한 선박을 말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적으로 암모니아가 2025년부터 근·중거리 운항용 연료로 상용되기 시작해 2050년 선박 연료 수요량의 45%를 암모니아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는 수소 경제를 위한 도구이자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롯한 글로벌 석유기업도 암모니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그린·블루 수소 비중이 확대되면 생산 원가 차이로 국가·지역별 원거리 운송이 필요해 암모니아 수요가 더욱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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