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언론이 SK텔레콤(017670) 관계자를 인용해 내놓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매각의 변(辯)’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연장선이라는 부연 설명이 뒤따랐다.
26일 SK텔레콤은 신세계그룹(이마트)과 공동 배포한 자료에서도 “아마추어 스포츠에 대한 장기적인 후원을 통해 많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온 경험을 살려 스포츠 저변을 넓히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대한민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골수팬이 많은 프로야구단을 파는 처지에서 여러 미사여구를 동원해 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사는 쪽 입장은 달랐다. 당장 이마트(139480)의 SK와이번스 인수를 재벌 3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취미활동으로 치부하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부글부글했다. “‘기존 고객과 야구 팬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 간의 시너지가 클 것’이란 장밋빛 전망에 기대 큰돈을 들여 샀는데 졸지에 반(反) ESG기업이란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돼버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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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 번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이데일리에 프로야구단 매각이 ESG 경영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 아니라며 e스포츠 분야에서 T1이라는 프로게임단 운영을 하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세계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라며 “우리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균형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더 큰 꿈으로 첨단 IT와 관련이 많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e스포츠 같은 미래형 스포츠를 키우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한두 해 단기간 운영하고 접은 건 아니다. 당시 쿨캣을 제외하면 금융사들로 리그가 꾸려져 있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것”이라면서 “십여 년간 여자프로농구 발전에 기여했듯이 장기적인 시야로 프로야구 발전에도 이바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팬과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이외에도 훈련 시설 확충을 통해 좋은 선수를 발굴·육성하고 선수단의 기량 향상을 돕기 위한 시설 개선에도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