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이 심화하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기지의 ‘핫스폿’으로 떠오른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반도체 설계단지 조성에 나선다.
| 팻 겔싱어 인텔 CEO(왼쪽에서 7번째)가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패낭 내 인텔 반도체시설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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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세제 혜택과 보조금, 비자 수수료 면제 등 글로벌 기술기업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이같은 반도체 설계단지 조성 계획을 밝혔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반도체 설계단지 조성 계획은 반도체 조립·테스트 등 후공정을 넘어 고부가가치 분야로 나아가려는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국 반도체 설계단지에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비롯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지속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반도체 설계단지는 말레이시아 중부 셀랑고르주에 조성될 계획이다. 다만 안와르 총리는 일정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중 갈등으로 세계 기술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새로운 반도체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말레이시아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반도체 포장, 조립, 테스트 분야 노동력이 숙련된 데다 운영비용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이같은 특징을 앞세워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 중이다.
말레이시아 투자진흥청(MIDA)이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조립 및 테스트 서비스 시장에서 약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장치와 집적회로 수출액은 전년대비 0.03% 증가한 387억 4500만링깃(약 11조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약세에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그만큼 말레이시아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인텔은 지난 2021년 말레이시아 페낭에 70억달러(약 9조4000억원) 이상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공장 건설에 나섰고, 올해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 독일 반도체기업인 인피니온과 네덜란드 ASML의 주요 협력업체인 뉴웨이즈 등도 말레이시아에 생산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