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에서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던 중 반란군의 총탄에 맞아 전사한 ‘조민범’ 병장의 실존 인물인 정선엽 병장에 대해 조선대학교가 명예졸업장 수여를 추진하고 있다.
| 지난 3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게재되어 있는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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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조선대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내년 2월 졸업식에 맞춰 조선대 전자공학과 77학번인 정 병장에게 명예졸업장이 수여될 수 있도록 유족 측과 연락하고 있다.
또 단과대 교수회의 등을 거쳐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정 병장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 여부는 이르면 내년 1월께 결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대는 지난해 12월 7일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재조사를 통해 정 병장이 전사자로 다시 분류되고 최근 영화를 통해 정 병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명예졸업장 수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영화 ‘서울의 봄’ 촬영 장소였던 조선대 지하대피소. 과거 식당이나 창고로 쓰였던 지하대피소는 ‘서울의 봄’ 촬영을 위해 육군본부 B2벙커로 연출됐다. (사진=조선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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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병장은 1977년 3월 입대해 국방부 헌병으로 복무했으며 제대 3개월여 전인 1979년 12월 13일 육군본부와 국방부를 잇는 지하벙커에서 초병 근무를 서다가 반란군의 총탄에 숨졌다.
극 중에서는 육군 장성들이 반란군을 피해 떠나고 ‘김진기’(김성균 분) 헌병감이 홀로 남은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다 전사한 것으로 그려졌다.
| 영화 ‘서울의 봄’ 초반 마주치는 ‘이태신’(정우성 분) 수도경비사령관과 ‘전두광’(황정민 분) 보안사령관. 해당 장면은 조선대 1층 본관 복도에서 촬영됐다. (사진=네이버서울의봄스틸컷·조선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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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이태신’(정우성 분) 수도경비사령관의 실존 인물인 고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도 조선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사령관은 대구 상고 졸업 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19살의 나이로 육군 종합학교에 갑종 장교로 지원한 뒤 소위로 임관하며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이후 1925년 광주에 군사교육총감부가 설치되고 조선대가 위관·영관 장교 위탁 교육을 맡으며 장 전 사령관은 조선대 58학번으로 입학해 법학과 학위를 받았다.
| 지난해 5월 조선대 본관 복도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조선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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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촬영지로 조선대 본관과 지하대피소 등이 활용된 사실도 전해졌다.
‘서울의 봄’ 제작진은 지난해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조선대 본관에서 촬영을 진행했으며 복도 촬영분은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과 ‘전두광’(황정민 분) 보안사령관이 마주치는 장면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대피소는 영화 중후반에 나오는 육군본부 B2벙커로 사용됐으며 본관 중앙계단은 4공수 대원들이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러 가는 길목으로 등장했다.
조선대 관계자는 “반란군을 막기 위해 스러져간 정선엽 병장의 참된 군인 정신을 기리고자 명예졸업장 수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서울에서 일어난 군사반란을 막기 위한 9시간을 그린 영화로 개봉 2주 만인 지난 5일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