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체못해, 투기일뿐" 파월 한마디에 비트코인 급락

"투기자산" 파월 언급 뒤 비트코인 7% 하락
포춘 "연준이 비트코인 수용할거라 기대 말라"
中 가상자산 거래소 창립자 "강세장 타고 폭등 뒤 폭락"
  • 등록 2021-03-23 오후 4:03:56

    수정 2021-03-23 오후 4:07:26

제롬 파월 “비트코인은 투기적 자산”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5만9000달러대에서 횡보하다 23일 53000달러대로 떨어졌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트코인이 결코 달러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축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월 “금은 몰라도 달러는 대체 못해”

달러로 거래되는 주요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3일 오후 4시 기준으로 5만3556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7%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6339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동안 6700만원선을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파월 의장 발언 후 300만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비트코인이 23일 파월 의장 발언 후 7% 넘게 떨어졌다 (사진=코인마켓캡)
“비트코인은 투기적 자산”이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이 주최한 화상 포럼에서 그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라며 “달러보다는 금의 대체재 성격으로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필요성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페이스북 등 민간 기업들이 추진하는 자체 가상자산에 대해 향후 금융당국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개별 기업들이 추진하는 가상자산도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는 건전한 통화 시스템을 대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도 디지털 화폐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를 감안할 때, 연준이 CBDC(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의 손익을 따져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연준 내 자체 기술연구소와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가상자산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회가 승인하지 않는 한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디지털 화폐 도입에 중국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도 파월 의장은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가상자산이 해킹이나 돈세탁, 테러에 악용될 수 있고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게 될 수도 있다”며 “현 달러 중심의 기축통화 시스템을 흔들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연준이 조만간 비트코인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며 파월 의장이 최근 가상자산 가격 폭등을 일축했다고 평가했다.

BTCC 바비 리 공동창업자(사진=트위터)
바비 리 “몇년만의 강세장…30만달러 간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더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같은날 나왔다. 중국 가상자산 거래소 BTCC의 공동 창립자인 바비 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흐름을 봤을 때 비트코인은 개당 30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전문가들이 예상한 비트코인 최고가는 10만~14만달러 보다 두세배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리 창립자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올해는 3~4년에 한 번 찾아오는 강세장이 될 것”이라며 “2013년과 2017년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다만 그는 올 여름 비트코인이 10만달러, 연말에 30만달러를 기록한 뒤 거품이 터지면서 90%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씨티은행도 2021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30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 내다본 바 있다. 올해 초 JP모건 역시도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까지 오를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지난 2017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향해 “선량한 사람을 속이는 사기 수단”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지만 이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수 정부 당국은 가상자산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지난 2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지나치게 비효율적이고 투기적”이라며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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