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코스피, 외인·기관 동반매도에 1970선으로 뒷걸음질

브렉시트·FOMC로 불확실성 확대..외국인 5거래일만 순매도
시가총액 상위주 휘청… 日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
  • 등록 2016-06-13 오후 3:33:17

    수정 2016-06-13 오후 3:33:17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로 돌아서면서 코스피 2000선도 ‘나흘 천하’로 끝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우려와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대형주 위주로 매도세가 집중돼 시가총액 대형주들도 맥을 못췄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1.91%, 38.57포인트 하락한 1979.06에 거래를 마쳤다. 2000선에서 출발한 이후 꾸준히 낙폭을 키웠다.

브렉시트 우려와 함께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가오면서 증시 불안정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니케이지수가 3% 넘게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뿐 아니라 최근 발표되는 미국 경기지표들이 부진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전체가 불안해지면서 외국인들의 캐리·단기성 자금이 본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은 이날 1467억원어치를 팔면서 5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순매도 금액으로는 4월28일(2025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프로그램매매는 비차익거래를 통해서만 609억원이 빠져나갔다. 기관도 737억원을 순매도해 다시 팔자로 전환했다. 증권이 1066억원을 사들였지만 투신 775억원, 사모펀드 481억원, 보험 287억원, 기금 164억원 등이 고루 팔았다. 개인은 173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94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대형주 낙폭이 1.95%로 가장 컸고 중형주와 소형주도 각각 1.90%, 1.31% 내렸다. 증권과 의약품이 3% 이상 빠진 것을 비롯해 거의 모든 업종이 이날 하락 마감했다. 전기가스업, 의료정밀, 건설업, 음식료품, 운수장비, 전기·전자, 기계, 유통업 등도 2%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종이·목재만 0.09% 올라 유일하게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인력감축이 본격 시작된 현대중공업(009540)이 6% 가까이 떨어졌고 자회사 라인의 상장 본격화에 따른 우려로 네이버(035420)도 3% 이상 내렸다. 미국 액시올 인수가 무산된 롯데케미칼(011170),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주춤한 삼성전자(005930) 등도 평균 하락폭보다 더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086790), 기업은행(024110), KB금융(105560), 삼성화재(000810) 등 금융관련주도 내렸다. 반면 삼성SDI(006400)삼성에스디에스(018260)는 상승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최근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던 현대상선(011200)이 큰 폭으로 하락 반전했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한 오리엔트바이오(002630)도 급락했다. 신용등급이 내려간 마니커(027740)한진해운(117930) 지원 부담이 우려로 작용한 한진칼(180640) 등도 크게 내렸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 영향으로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와 롯데케미칼의 인수합병(M&A) 무산 등 악재가 겹친 롯데손해보험(000400), 롯데제과(004990), 롯데쇼핑(023530), 롯데하이마트(071840) 등 롯데그룹주도 줄줄이 하락했다. 반면 영남권 신공항 수혜주로 분류되는 세우글로벌(013000)은 신공항 발표 시점이 다가오면서 23% 이상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4억3722만2300주, 거래대금 4조5307억61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675개 종목이 내렸고 156개가 오르는 데 그쳤다. 상한가와 하한가는 없었다. 45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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