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당대회 통해 김일성·김정일 반열로 격상"

당대회 앞두고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 박차…장성택 처형 이후 3단계에 걸쳐 진행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 치적 바탕으로 '김정은 시대' 개막 알릴 듯
  • 등록 2016-04-28 오후 4:02:25

    수정 2016-04-28 오후 4:02:2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이 다음달 6일부터 개최되는 제7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역대 ‘수령’이었던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북한은 김정은 우상화를 지속 추진하되 주요 계기를 집중적으로 활용해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며 “36년 만에 개최되는 7차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 수준까지 격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일성 국가주석이 1980년 제6차 당대회를 개최하고 ‘모든 인민들에게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이기 전에는 당대회를 열지 말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제1위원장이 무리하게 당대회를 여는 가장 큰 이유다. 집권 5년차를 맞아 정권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확고한 최고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상징적인 이벤트가 필요했던 것.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6차 당대회를 통해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굳힌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우상화는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핵심 실세이자 김 제1위원장의 친인척(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에 따른 내부 동요를 가라앉히고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우상화가 추진됐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수식하는 ‘위대한’이라는 표현이 김 제1위원장에게도 사용되기 시작했고, 김일성에게 국한됐던 ‘수령’이라는 표현도 간접적으로 쓰였다.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의 사설에서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1월의 4차 핵실험과 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우상화의 2단계였다. 김일성·김정일의 권위에 의존한 후계자로서의 우상화가 아닌 김정은의 통치능력·성과·자질에 방점을 둔 우상화 작업에 들어갔다.

핵실험 이후 노동신문에는 ‘김정은 강성대국’과 같은 신조어가 등장했고, ‘김정은 조선’ 등과 같은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됐다. 이는 북한에 대한 김 제1위원장의 지배와 소유권을 나타낸 것으로 우상화가 한층 고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 이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축하시를 연재하며, 핵·미사일 보유를 김정은의 통치 업적으로 선전했다”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다음날 노동신문 1~3면을 할애해 김정은이 서명하는 모습, 발사참관, 기념촬영 등 관련 사진들을 대대적으로 보도, 선전하고 광명성 4호를 ‘김정은의 위성’으로 칭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이번 7차 당대회에서는 김정은 집권 5년간 정치·군사·경제 분야에서 이룩한 업적을 과시하면서 ‘김정은 시대의 본격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당국자는 “2월 11일 방영된 기록영화인 ‘광명성 4호 성과적 발사’ 마지막 영상에 김일성, 김정일의 태양상과 유사한 형태의 김정은 태양상이 최초로 등장했다”며 “당 대회 이후에는 보다 제대로 된 김정은 태양상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정권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정은 우상화가 실제로 북한 주민들에게 와 닿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우상화 강화는 인민중시 정책의 허구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며 “인민 중시를 강조하면서 애민지도자 행보를 연출하면서도 부족한 재원을 우상화를 위한 비생산적인 사업에 소모하면서 김정은에 대한 무한한 충성과 희생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평양 아파트 주민은 전기 부족으로 엘리베이터가 가동되지 않아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반면, 김일성·김정일화 온실이나 김일성·김정일 동상 등 우상화 시설 조명 등에 전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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