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 여야에 ‘법정기한 준수’ 촉구···평행선만 긋는 정치권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원유철 새누리당·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양당 간사와 회동을 갖고 중재에 나섰지만 여야 이견만 확인했다. 법정시한 준수를 거듭 강조한 정 의장은 13일 오전까지는 합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동 직후 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각 당의 입장을 밝히고 구체적인 논의를 더 진전시켜서 가급적 오늘 안으로 기준안을 만들 수 있도록 양당이 적극 노력한다는 것까지 진행이 됐다”면서 “양당 정개특위 간사 간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쟁점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비례대표 의석수 조정이다. 여야는 농·어촌 지역대표성과 표의 비례성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각각 비례대표 의석의 대폭축소와 현행유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정수 300명이라는 틀 안에서 지역구 의원을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를 줄이자고 주장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 의석수는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개혁 차원에서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독일식 연동형)를 수용하면 비례대표 축소도 유연성있게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새정치연합은 이 같은 대폭 축소에는 반대하면서도 조건부 조정안을 내놓았다. 이언주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사표방지와 소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독일식 연동형을 여당이 받는다고 하면 의원정수나 비례대표 문제에 대해 우리도 유연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했다.
획정위, 실질 획정작업은 올스톱···“획정안, 연말 넘길 수도”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는 획정 작업을 손 놓고 있다시피 하고 있다. ‘게리멘더링(Gerrymandering:선거구를 자기 당에 유리하도록 개편하기)’ 방지를 위해 독립기구화했지만 정치권이 이른바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못하자 결론 없는 밤샘회의만 연속했다.
획정안 법정 제출시한은 물론 확정일도 어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획정위가 여야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선거구역을 쪼개고 붙여야 할 ‘구역조정 소위원회’와 ‘경계조정 소위원회’는 가동조차 못한 상태다.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여야가 의원 정수나 지역구·비례대표 수를 아직 까지 확정하지 못하니 선거구 획정을 해야 하는 획정위가 아무 일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11월 13일까지 획정안을 처리하려고 하겠지만 연말까지도 획정안이 안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물론 여야는 확정 전까지 획정위 안을 1회에 한해 재제출 요청을 할수있다. 인구·행정구역·지세·교통 등 고려해 확정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제25조1항의 기준에 어긋났을 경우에 한해서다.
획정위에서는 △자치구·시·군 일부 분할하는 방안 △농·어촌지역 선거구 통합 최소화 △인구상·하한 산정방식 변경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역대 선거구획정 결과를 보면 인구상·하한 범위에서 자치구·시·군을 쪼개고 붙이기 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이 개입해 게리맨더링 논란이 잇따랐다.
이번에는 독립화한다는 취지에서 획정위 내에 국회의원이나 당직자를 일체 배제했지만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어 정치권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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