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리츠, 환율 급등으로 환정산금 부담 증가 ‘이중고’

계약 당시 환율 1200원대…"200억~500억 추가 부담 발생"
금리인하 전망까지 약화하면서 ‘신저가’
100% 환헤지 제약 과도 지적도
  • 등록 2025-01-13 오후 4:07:04

    수정 2025-01-13 오후 4:07:0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해외 자산에 투자한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환율 급등으로 인한 환정산금 부담에 직면했다. 지난 2021~2022년 상장한 리츠들의 3년 주기 환헤지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서다. 금리인하 전망이 약화하고 있고 부동산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리파이낸싱 부담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는 전 거래일 대비 1.66% 하락한 2670원을 기록하면서 2020년 상장 이후 신저가를 갱신했다.

해외 부동산 시장의 부진 속에서 배당락과 환헤지 계약 만기 도래 이슈까지 부각되면서 주가가 연일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리츠는 제도적으로 원금의 100% 환헤지를 해야 한다. 환헤지 계약은 계약 시점의 환율 대비 만기 시점의 변동분에 따라 환헤지 계약을 맺은 은행에 추가 자금을 납입하거나 반환받는 구조다.

원화 가치가 다시 상승하면 추후 정산 시점에서는 다시 반환될 수도 있다. 그러나 2~3년 전 환헤지 계약 당시의 환율 수준인 1200원대로 되돌릴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환차손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환율 수준으로 계약 만기 환율을 가정하면 리츠마다 200억~500억원의 추가 납입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환헤지 계약이 만료되는 리츠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자펀드인 제이알제28호(2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7월, 8월), KB스타리츠(6월, 11월) 등이다.

리츠는 수익의 90%를 배당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나 차입 등을 통해 정산금 자금을 마련한다. 앞서 지난 7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80억원의 환헤지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81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도 지난 2023년 벨기에 오피스 빌딩을 투자한 제이알리츠26호에서 환정산을 위해 28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유럽 등 현지 오피스 시장의 부진으로 리파이낸싱을 위한 담보가치가 하락하는 추세에서 환율 리스크까지 가중되는 양상이다. 투심의 악화와 더불어 금융권 차입 용이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부동산펀드는 펀드 만기와 환헤지 계약 만기 시점을 맞추지만, 상장리츠는 환헤지 계약 만기와 부동산 자산 청산이 같은 시기에 이뤄지기 어려워 정산금을 내고 롤오버를 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투자 자산의 100%에 대해 환헤지를 의무화하는 제약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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