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시중은행이 급증하는 가계대출 잔액을 억제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고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 틈새를 지방은행이 공략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달리 가계대출 영업 한도가 여유로운 지방은행이 주담대 대출 금리를 낮추며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는 차주들이 부산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묻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부산은행 주택담보대출이 한때 최저 연 2%대까지 나온다는 소식이 퍼지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실제 부산은행은 이달 1일부터 1조원 한도의 주담대 ‘BNK357 금리안심 모기지론(5년 고정금리형)’을 특판하고 있다. 최저금리는 지난 8일 기준 2.94%까지 가능했다. 현재도 부산은행 홈페이지의 ‘BNK357 금리안심 모기지론’은 온라인 상담이 가능하며 영업점을 통해 정상적으로 가입 할 수 있다. 특판 한도도 남아 있다고 부산은행은 설명했다.
현재 대출모집인(대출상담사) 사이에선 부산은행으로 주담대 문의와 신청이 폭증하자 이를 분산하기 위해 “부산은행 대출은 잠정 중단”이라는 안내까지 이뤄지고 있다. 차주로선 현재 부산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게 금리 측면에서 가장 저렴하다. 이날 기준 부산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11%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담대 평균 최저금리가 연 3.26~3.683%인 점을 고려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산은행이 이처럼 저금리로 주담대를 제공할 수 있는 건 가계대출 영업 한도가 여유롭기 때문이다. 올해 6월말 기준 부산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14조 7067억원으로 지난 3월말(14조 7377억원) 대비 301억원 줄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연 2%대 금리의 주담대를 제공해온 신한은행은 이달 16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최근 한 달 새 다섯 차례나 인상했다.
이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718조 2130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 이후 불과 8일 사이 2조 4747억원 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정부의 가계대출 기조에 맞춰 금리 인상 행보를 거듭하면서 당분간 지방은행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