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판매 책임, 현장 은행원에 떠넘겨”…뿔난 은행원

금융노조, 홍콩H지수 ELS 판매 관련 금융당국 면담 예정
“소홀한 제도 개선·경영진 과도한 이윤 추구 등 구조 문제”
“책임 현장 은행원에만 전가…고객 직접 대면 조사 위험”
노조 차원의 민원 대응 핫라인 구축…민원 평가 대응책도
  • 등록 2024-01-16 오후 6:17:17

    수정 2024-01-16 오후 7:22:42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대규모 손실 사태를 맞은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해 정부가 상품을 판매한 은행 영업점 현장 조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일선 은행 영업점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정부의 소홀했던 제도 개선과 은행 경영진의 과도한 이윤 추구인데 일선 영업점에서 일하는 은행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조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한다.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홍콩지수 ELS 피해자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피해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현장점검과 관련해 곧 금융당국과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면담은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영업점 일선 은행원 등에만 전가하는 방식의 조사에 대한 고충 전달 차원으로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에 은행의 불완전판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은행 영업점이 실적을 위해 가입자의 대다수인 고령층에 원금손실 가능성 등 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판매했다는 뜻이다. 이에 이번 조사는 KB국민은행 등 개별 지점을 찾아가 판매직원을 직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금감원의 문제의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정부의 소홀했던 규제와 감독, 은행업계 경영진의 과도한 이윤 추구가 핵심 원인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금융노조는 이번 조사가 영업점 은행원을 과도하게 몰아세우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사는 금감원 직원과 ELS 판매직원, 상품을 산 고객 3자가 대면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은행 직원을 과도하게 위험에 노출 시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아울러 금융노조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금융당국과 은행 경영진에도 있는 만큼 이번 민원과 관련한 평가도 KPI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각 사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ELS 판매의 책임을 현장 노동자에게만 전가하도록 해선 안 된다”며 “이미 민원 평가를 KPI(핵심성과지표)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방안을 각 은행 지부에 매뉴얼로 전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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