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없어서 천원 넣었어요” 50대 남편 울린 우체국 감동 편지

  • 등록 2022-04-21 오후 4:40:03

    수정 2022-04-21 오후 4:49:44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객지에서 일하는 남편이 아픈 아내의 다가올 생일을 위해 손편지를 적어 보냈다는 사연이 화제다. 당시 우표를 못 구한 남편은 편지에 1000원을 동봉해 우체통에 넣었는데, 우체국으로부터 감동적인 답장을 받았다고 했다.

아내에게 쓴 편지를 부치려던 50대 남성이 우표를 구하지 못해 1000원을 동봉해 넣었다가 우체국으로부터 감동적인 답장을 받았다는 사연이 20일 전해졌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20일 울산에 사는 A(57)씨에 따르면 일용직에 종사하는 A씨는 지난달 태안 화력발전소에 정비 공사를 하러 충남 태안에 갔다. 그는 “객지를 떠도는 직업이라서 몇 년 전 암 수술을 받은 아내 곁을 늘 떠나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곧 아내 생일이라서 객지 생활하면서 편지라도 한 통 써서 생일 축하한다고 하고 싶어 손편지를 썼다. 그런데 요즘 우표 살 데도 없고 편지 보내기가 좀 어렵더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일 아내에게 쓴 편지를 보내기 위해 머물고 있는 숙소와 가장 가까운 태안 이원 우체국으로 가봤지만 일요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고 했다. 결국 A씨는 최후의 방법으로 빈 종이에 ‘우표 사서 접수를 부탁한다’는 메모를 쓴 뒤 1000원을 동봉해 편지와 함께 우체통에 넣었다.

당시 그가 쓴 메모에는 “우편물 수거하시는 분께. 일요일이라서 우표를 못 사서 이렇게 1000원을 동봉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우편을 부칠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문제가 있으면 전화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거롭게 해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아래에는 A씨의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다.

이후 이틀 뒤 A씨는 우체국에 전화해서 편지가 접수됐는지 확인했다. 그는 “담당 직원이 친절하게 ‘잘 접수해서 보냈다’고 하더라. 너무 고마워서 마음속에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었다”라며 일주일쯤 뒤 퇴근하고 숙소로 돌아와 우체국에서 보낸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우체국 직원은 우표를 사고 남은 거스름돈과 구매 영수증을 동봉해 A씨에게 다시 전달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편지 봉투 속에는 우체국 직원이 우표를 사고 남은 거스름돈과 구매 영수증이 들어있었다.

A씨는 “우편을 보고 순간 ‘뭐지? 반송됐나’하고 개봉했더니 우표 대금 430원을 제한 거스름돈 570원을 비닐봉지에 넣어서 제가 쓴 메모와 영수증과 함께 보냈더라”라며 “정말 고맙게 일 처리를 해준 태안 이원 우체국 직원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내와 연애할 때 편지를 많이 썼는데,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편지를 썼다”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제겐 정말 눈물이 왈칵 나올 만큼 큰 감동이었다. 객지 생활하면서 피폐해진 마음이 확 풀어졌다. 태안 이원 우체국 칭찬해달라”고 전했다.

이어 “다시 한번 태안 이원 우체국 직원분 감사하다”며 “30년 만에 감동을 해본다”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글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에 이렇게 감동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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