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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주로 원격근무가 용이한 IT·미디어 산업의 프리랜서 직업군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우 수입이 해외 고객과 연계돼 있어 외국과의 단절로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키프로스에 본사를 둔 비디오 게임 개발 회사의 부분 소유주인 이반은 “(러시아를 떠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와 연결돼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루블화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이들이 해외 생활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비자·마스터 카드와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이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러시아 국영 미르카드만 아르메니아를 비롯한 극소수의 나라에 전자 결제 방식으로 사용 가능한 상황이다.
러시아를 떠난 이들 중 대다수는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를 향했다. 특히 소련의 일부였던 아르메니아는 이번 전쟁에서 중립을 선언하면서 러시아인이 비자와 여권 없이 최대 6개월간 머무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전쟁 발발 전에는 아르메니아에 등록된 러시아인이 3000~4000명 정도였지만, 한 관계자는 침공 이후 2주간 이와 비슷한 인원이 매일 입국했다고 전했다. 이 중 수천명은 아르메니아에서 또 다른 나라로 이동했지만 지난주 기준 2만여명의 러시아인이 여전히 아르메니아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