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저가에 밀려"…LG전자, 휴대폰 이어 태양광 패널사업 접는다

가격 경쟁 심화, 원자재 비용 상승에 적자행진
선택과 집중해 신산업 중심 포트폴리오 조정
인력 900명, LG전자·계열사로 재배치 예정
  • 등록 2022-02-23 오후 4:16:02

    수정 2022-02-23 오후 8:51:59

[이데일리 김상윤 최영지 경계영 기자] LG전자(066570)가 휴대폰 사업에 이어 태양광 패널 사업도 접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고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해 ‘뉴 LG’ 전환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실리·혁신주의에 기반을 둔 사업재편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중국산 저가공세·원자재값 상승…“미래 불투명”


LG전자는 지난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 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에 진출한 지 12년 만이다. LG전자 측은 “그간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해서 검토해왔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과 미래사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사업은 중국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환경도 갈수록 악화됐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0년 6월 ㎏당 6.8달러(약 8116원)에서 작년 말에는 37달러(약 4만416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도 30달러(약 3만58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자인 중국 기업이 워낙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가 어려웠다.

LG전자는 중국의 추격을 물리치기 위해 ‘프리미엄 태양광’ 전략을 펼쳤지만 중국기업이 패널 가격결정권을 쥔 상황에서 패널 값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왔다. 2019년 1조1000억원 대의 매출은 2020년 8000억원 대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구조적으로 태양광 패널 사업이 악화된 상황에서 LG전자의 선택지는 매각 또는 사업 종료 뿐이었다. 2년 전 태양광 사업 매각설이 떠돌긴 했지만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마땅한 매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사업종료 카드만 남았다. 태양광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LG전자 전체 수익에 부담을 주기보다는 과감히 사업을 종료하고 미래 신산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를 고려하면 향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휴대폰 사업 종료처럼 중장기적 가치를 위해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 명은 재배치할 예정이다. 재배치는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먼저 고려하되 다른 사업본부와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미래 신산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IT(모니터, 노트북 등) △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하면서 사업본부와 전사 차원의 신사업을 육성 및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전장(자동차 전기장비)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의 베란다 태양광 모듈
◇태양광업계 “중국 저가 공세 함께 싸웠는데 안타깝다”


LG전자의 패널사업 종료로 국내에서 셀부터 패널까지 직접 생산하는 기업은 한화솔루션(009830)(한화 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만 남게 됐다. 글로벌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함께 막아줬던 국내 주요 기업이 사라지자 위기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미국에서 한화큐셀과 함께 주거용 태양광패널 시장을 주도했다. 2020년의 경우 한화큐셀이 점유율 24.8%, LG전자는 12.8%을 각각 차지했다. 상업용 태양광시장의 경우 한화큐셀이 19.1%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점하고 있다. LG전자의 점유율은 5.9%로 4위였다. 한화큐셀의 연 생산량 12.4기가와트(GW)보다는 적기는 하지만 LG전자의 2GW 생산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는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원자재 가격 인상, 중국의 저가 공세를 함께 싸워왔던 LG전자가 태양광 사업을 접는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한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 LG전자 철수에 따른 영향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