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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 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에 진출한 지 12년 만이다. LG전자 측은 “그간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해서 검토해왔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과 미래사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사업은 중국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환경도 갈수록 악화됐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0년 6월 ㎏당 6.8달러(약 8116원)에서 작년 말에는 37달러(약 4만416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도 30달러(약 3만58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자인 중국 기업이 워낙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가 어려웠다.
LG전자는 중국의 추격을 물리치기 위해 ‘프리미엄 태양광’ 전략을 펼쳤지만 중국기업이 패널 가격결정권을 쥔 상황에서 패널 값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왔다. 2019년 1조1000억원 대의 매출은 2020년 8000억원 대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를 고려하면 향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휴대폰 사업 종료처럼 중장기적 가치를 위해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 명은 재배치할 예정이다. 재배치는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먼저 고려하되 다른 사업본부와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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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패널사업 종료로 국내에서 셀부터 패널까지 직접 생산하는 기업은 한화솔루션(009830)(한화 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만 남게 됐다. 글로벌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함께 막아줬던 국내 주요 기업이 사라지자 위기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미국에서 한화큐셀과 함께 주거용 태양광패널 시장을 주도했다. 2020년의 경우 한화큐셀이 점유율 24.8%, LG전자는 12.8%을 각각 차지했다. 상업용 태양광시장의 경우 한화큐셀이 19.1%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점하고 있다. LG전자의 점유율은 5.9%로 4위였다. 한화큐셀의 연 생산량 12.4기가와트(GW)보다는 적기는 하지만 LG전자의 2GW 생산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는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원자재 가격 인상, 중국의 저가 공세를 함께 싸워왔던 LG전자가 태양광 사업을 접는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한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 LG전자 철수에 따른 영향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