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전자 계열사의 ‘맏형’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에 이어 아우 격인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도 재고가 연일 쌓이고 있다. 경기 불황에 PC 등 세트 소비가 둔화하자 전자부품에 쓰이는 부품 수요도 감소한 탓이다. 부품사들은 가동률을 낮추면서 재고를 관리하는 동시에, 신사업 육성에 나서며 호황에 대비하고 있다.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과 LG이노텍 마곡 본사.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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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삼성전기의 재고자산 규모는 총 1조9021억원이다. 작년말 1조9015억원에서 소폭 늘었다.
카메라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재고자산을 줄였으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담당 컴포넌트사업부와 반도체 기판 사업을 맡은 패키지솔루션사업부가 각각 5.2%, 4.3% 늘었다.
LG이노텍도 전체 재고자산 규모가 올해 1분기 2조423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2% 상승했다. 카메라모듈 담당 광학솔루션사업부가 7.6% 증가했다. 반도체 기판 담당 기판소재사업부와 전장부품사업부 재고자산이 각각 21%, 0.6% 줄었으나 금액이 크지 않았다.
반도체와 세트 수요가 부진하자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사도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전체 재고자산은 올해 1분기 54조4195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4.2% 증가했다. LG전자는 연결실적에 함께 집계되는 LG이노텍을 제외할 경우 재고자산 규모가 5.1% 늘었다.
그나마 부품사의 재고 증가 폭이 크지는 않다. 공장 가동률을 조절해 재고 관리에 나선 덕이다. 삼성전기는 패키지솔루션사업부 가동률이 작년 말 89%에서 올해 1분기 57%로 크게 떨어졌다. LG이노텍도 전장부품을 제외한 카메라모듈, 포토마스크, 반도체 기판 등 대부분 제품의 가동률을 최대 30.8%포인트까지 낮췄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황기에는 가동률 조정이 최선의 재고관리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기가 새로 개발한 전기차용 MLCC 2종을 차량에 적용한 예시 이미지. (사진=삼성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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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부품사들은 신사업을 육성하며 호황기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는 MLCC 신제품 2종을 개발했다. 동급의 전압 MLCC 중 업계 최고용량이다. 각 제품은 전기차 핵심 장치인 전동화 시스템과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에 사용된다. 전장용 부품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삼성전기는 신제품 개발로 경쟁력을 더 끌어올렸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전기차용 제품까지 개발해 자동차용 MLCC 풀라인업을 구축했다”며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능력을 강화해 전장용 MLCC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이노텍은 전장과 동시에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시장에 새로 진출해 하반기 양산에 나선다. LG이노텍은 FC-BGA 후발주자임에도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조기 양산에 성공한 FC-BGA를 글로벌 1등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 LG이노텍의 FC-BGA 기판 제품. (사진=LG이노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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