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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둔화하는 미국 주택 판매
27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해 3월 펜딩(pending) 주택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1.2% 하락한 103.7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2% 떨어졌다. 이 지수는 이미 매매 계약에 돌입한 주택 판매를 지수화한 것이다. 향후 부동산 시장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3월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다. 최근 5개월 연속 하락세다. 그나마 미국 북동부 지역은 전월보다 4.0% 상승했지만, 중서부(6.1% 하락)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팬데믹 이후 ‘역대급’ 초호황을 보인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에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4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는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77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다. 이는 건축업계의 심리를 대변하는 경기선행지수다
모기지 금리 급등세는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탓이다. 연준이 가파른 긴축을 예고하자,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갑작스러운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주택을 살 만한 사람들이 줄었다”며 “이는 주택 매수를 지속적으로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 체결이 감소하는 건 시장 상황이 (초호황 국면에서 벗어나) 훨씬 조용해질 것임을 뜻한다”고 전했다. 조엘 칸 MBA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잠재적으로 주택 판매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부동산업계는 모기지 금리가 5%대에서 차츰 안정화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5%대 정도면 주택 수요 역시 급격하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4분기까지 모기지 금리를 5.3%대로 점치면서 “(집을 사기 위한) 재정 여력에 제약은 있지만 주택 구입에 대한 열망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7% 이상 재차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 뉴욕시에서 활동하는 한 부동산 중개인은 “소수이기는 하지만 올해 여름께 7% 이상 모기지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이럴 경우 주택 가격이 갑자기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과 채권에 이어 부동산까지 긴축의 여파를 받는 셈이다. 이는 곧 부동산 시장은 실물경제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더 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2월 소비자기대 설문조사(SCE)를 보면, 소비자들은 1년 후 모기지 금리는 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3년 후의 경우 8.2%에 달했다.
특히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대차대조표 축소까지 앞두고 있다. 팬데믹 내내 매달 기계적으로 했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멈춘다는 의미다. 이는 재차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뉴저지주에서 일하는 또다른 중개인은 “아직 집값이 떨어지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도 “예상보다 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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