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엑슨모빌과 함께 세계 석유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로얄더치 쉘(이하 쉘)이 미국 재생 에너지 업체를 인수했다. 탄소 중립을 강화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 로얄더치 쉘 로고(사진=로얄더치 쉘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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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쉘의 자회사인 ‘쉘 뉴 에너지스’가 재생 에너지 업체 ‘인스파이어 에너지 캐피털’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올해 4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인수가는 전해지지 않았다.
인스파이어 에너지 캐피털은 재생 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개인에게 소매 판매하는 기업이다. 현재 델라웨어·일리노이·매사추세츠·메릴랜드·뉴저지·뉴욕·오하이오·펜실베니아 및 워싱턴 DC에서 약 23만50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전기를 제공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브린턴 쉘 재생 에너지 및 에너지 솔루션 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재생 에너지와 저탄소 에너지의 주요 공급자가 되는 것”이라면서 “이번 계약으로 미국의 주요 지역에서 B2C(기업 대 소비자)전력 공급은 즉시 확대해 더 많은 가정이 재생 에너지와 저탄소 에너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쉘은 투자자와 당국으로부터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 왔다. 실제로 지난 5월엔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2030년까지 2019년 탄소배출량 기준 45% 수준까지 줄이라는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쉘은 2025년까지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저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전체 예산의 최대 25%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 사업에서 조금씩 손을 떼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 최대 광산기업인 BHP그룹이 현재 석유 관련 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이다. 미국(엑손모빌, 쉐브론)과 유럽(로열더치쉘, 토탈, BP, 에니)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2018년 한 해 동안 매각한 자산은 281억달러(32조3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