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 '성추행' 가해자 신병확보…서욱 "한점 의혹 없는 수사" 약속

오늘 밤 구속여부 결론 날듯
서욱, 유가족 만나 "나도 딸 둘 가진 아버지"
가족들 "늦었지만, 감사"
  • 등록 2021-06-02 오후 4:53:13

    수정 2021-06-02 오후 4:54:58

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의무사령부 장례식장 접견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 제공)
[국방부 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 부사관 이모 공군 중사의 유가족을 만나 “한 점 의혹이 없는 수사”를 약속했다.

같은 날 국방부는 가해자로 지목된 장모 중사의 구인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했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영장실질검사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서 장관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의 응접실에서 이 중사의 부모를 만났다. 국군수도병원은 이 중사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이다. 아직 장례식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이렇게 억울하다고 청원해야지만 장관이 오시는 상황이 정말 유감스럽다”면서도 “좀 늦었지만 국방부 감찰단에서 유족이 원하는 대로 책임지고 해주신다고 결정해서 먼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중사의 유족으로 짐작되는 청원인은 전날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렸다. 청원한 지 하루도 안돼 청원 동의 수는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어섰으며 2일 오후 4시 반 기준 3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사회적 반향이 커지자 김부겸 국무총리가 서 장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엄격한 수사를 요청했고 국방부는 전날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의 사망사건의 수사 주체를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관으로 이관했다. 서

장관은 유가족에게 “군 검찰을 중심으로 민간 전문가도 참여시켜 투명하게 수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사실은 나도 이 중사와 같은 딸 둘 키우는 아버지다. 딸을 케어한다는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가해자의 구속수사를 강조했다. 그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이는 기본이고 2·3차는 처벌. 다른 건 인정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면담 종료 이후 서 장관은 영안실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이 중사의 어머니는 동료들이 이 중사에 대한 마지막 인사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 장관은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영안실에서 장례식장 건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 중사의 어머니가 오열하다가 실신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부대 소속 이 중사는 지난 3월 초 회식자리 후 귀가하는 차량에서 상관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 당시 코로나19 상황으로 음주·회식 금지령이 내려져 있었지만, ‘반드시 참석하라’는 상관의 압박에 이 중사는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중사는 피해 다음 날 유선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이틀 뒤 두 달여간 청원휴가를 갔다. 또 자발적으로 부대 전출 요청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사는 지난달 18일부터 전속한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출근했지만, 나흘 뒤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발견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겼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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