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고스 후폭풍…크레디트스위스, 고위 경영진 2명 해임·배당금도 축소

라라 워너 CRO·브라이언 친 IB 대표 해임
그린실·아케고스 사태 관련 인사들도 줄줄이 경질
"손실 만회까지"…배당·보너스 삭감, 자사주 매입 중단
  • 등록 2021-04-06 오후 3:52:25

    수정 2021-04-06 오후 3:52:25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와 그린실 캐피털 파산 사태로 수십억달러 손실을 안게 된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핵심 인사들을 대거 경질했다. 또 손실을 만회할 때까지 배당금과 보너스를 대폭 줄이고 자사주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날 핵심 고위 경영진 2명, 리스크 관리 최고 책임자(CRO)인 라라 워너와 투자은행(IB) 대표인 브라이언 친이 아케고스 및 그린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토마스 고트슈타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반 헤지펀드(아케고스)의 실패와 관련해 주요 서비스 사업에서의 심각한 손실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직원들에게 보내진 메모를 인용해 폴 갈리에토 주식 트레이딩 헤드도 이달중 교체되며, 파슈 샤 프라임서비스 리스크 헤드도 직위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언 앳킨슨 IB부문 크레딧리스크 헤드, 일라나 애쉬 카운터파티 크레딧리스크관리 헤드, 매니쉬 메타 카운터파트 헤지펀드 리스크 헤드 등 3인은 아예 사직 처리될 예정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황(한국명 황성국)이 운영하는 패밀리 오피스 아케고스에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돈을 빌려줬다. 그러나 아케고스가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지난달 말 33%가량 대폭 하락했고, 이에 따른 마진콜 대응에 실패하면서 자금을 대준 크레디트스위스는 약 47억달러의 손실을 입게 됐다고 FT는 설명했다.

지난달 초 영국 금융 스타트업 그린실 캐피털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이미 30억달러 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아케고스 직격탄까지 맞은 것이다. 이에 따라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1분기 세전 손실이 약 9억 스위스프랑(약 9억 6400만달러·약 1조 7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날 고위 경영진 등의 퇴사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손실에 따른 배당금 축소 방안도 제시했다. 앞서 크레디트 스위스는 올해 총 18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배당금 지급을 전망한 바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외에도 우르스 로너 회장의 의장 수수료 150만 스의스프랑을 비롯해 올해 보너스 지급도 대폭 삭감하기로 했으며, 목표 자본비율을 회복할 때까지 주식 환매 프로그램도 중단키로 했다. 이 은행은 오는 30일 수정된 보고서를 제출하며 이같은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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