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펀드는 임대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고 펀드운용 기간이 끝나면 부동산값 상승이나 환차익에 따른 수익을 기대볼 수 있어 국내 부동산 투자의 대안으로 꼽힌다. 투자대상 지역도 기존 미국 위주에서 호주, 일본 등 다른 국가로 확산하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해외 부동산 펀드 족족 완판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선보인 해외 부동산 펀드로 1000억원 이상씩 유입됐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특정 기간 동안 판매하는 구조로 해당 기간에 모두 예정된 금액을 넘겨 ‘완판’됐다. 지난 3월 출시된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2’와 ‘하나나사부동산1’은 각각 1355억원, 1566억원어치 팔렸고, 7월에 나온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11’은 1470억원 규모로 판매됐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5일까지 판매한 ‘한국투자 도쿄 오피스 부동산 투자신탁 1호’는 660억원 모집에 1437억원이 몰리면서 2.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해외 오피스 빌딩이나 물류시설, 상가 건물 등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올리고 이를 투자자에게 주기적으로 배당해준다. 때문에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 가능하다. 빌딩을 매입할 때 일정부분 대출을 받아 레버리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펀드 운용기간이 끝나면 건물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기도 하고, 환노출을 통해 환차익을 얻기도 한다. 호주 수도인 캔버라의 12층짜리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2의 경우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이 6.45% 수준이다.
임대수익은 기본…자산가치 상승과 환차익도 노려볼 만
선진국 여러 도시 중에서 교통과 입지, 인구여건, 경제상황을 고려해 대도시를 공략한다. 도시 내 여러 건물 중 확실한 임차인을 확보한 건물이나 랜드마크 건물에 투자한다.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2가 공략한 호주 캔버라는 행정수도로 호주 연방정부와 국회의사당, 연방정부 산하 행정기관이 위치해 있다. 이 지역 오피스 임차인은 공공기관이 51.5%로 절반 이상이며 18.1%는 전문직이 임차 중이다. 이 펀드가 투자한 ‘50 마커스 클라크 스트리트’ 빌딩도 호주연방정부 교육부가 2025년까지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곳이다. 임대료는 연 3.55%씩 인상된다.
일본의 수도 도쿄 역시 오피스 공실률 평균 2%대, 연간 임대료 상승률 5%로 투자 유망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투자 도쿄 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 1호는 일본 도쿄 코토쿠 아리아케 지역에 위치한 아리아케 센트럴 타워에 투자했다. 지난 2011년 준공된 이 건물은 이 지역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다. 현재 약 95.7%의 임대율을 기록 중이다. 오피스 임대를 통해 연평균 약 7.3%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여기에 한일 조세협약상 배당금에 대한 비과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하나나사부동산1은 워싱턴 D.C의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사가 입주해 있는 빌딩을 샀고,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11은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다.
중도환매 불가능…손실 가능성도 염두
해외 부동산 펀드는 임대료 수익이라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기본으로 깔고,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과 통화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 이익도 기대해볼 만 하다. 이는 반대로 리스크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만기에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고,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나나사부동산1과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11은 설정 후 누적 수익률 각각 -1.8%, -2.02%를 기록 중이다. 최근 달러 약세에 따른 환손실이 반영된 결과다.
투자한 건물의 미래가치를 판단하려면 건축연도나 감가상각비용, 인근 지역의 오피스 공급물량, 기업 입주현황, 교통여건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오피스 공실률이나 임차인의 신용도 체크해야 한다. 오피스 빌딩에 입주한 기관이 제때 임대료를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손권석 KEB하나은행 PB센터 차장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해외 부동산 투자 기회가 오고 있다”며 “투자대상 국가나 지역, 빌딩 임차인 뿐 아니라 해당국의 경제나 환율 전망까지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