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에 루이비통 회장 방한..글로벌 명품업계 韓 '눈독'

  • 등록 2016-04-20 오후 4:44:41

    수정 2016-04-20 오후 4:45:53

20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컨퍼런스’에서 행사 주관인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오른쪽)와 한국 유명 래퍼 박재범(가운데), 이지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장이 ‘한국 문화의 성공비결’에 대해 주제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CNI) 제공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 가는 한국(K) 패션·뷰티의 무한 잠재력,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과 인프라, 어느 나라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국민들. 최근 글로벌 명품업계가 한국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는 이유다. 명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유통 채널 중 하나인 면세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0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명품행사인 ‘제2회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컨퍼런스’와 세계적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이 그 상징적인 예다.

한국, ‘명품시장의 ABC’ 모두 갖춘 떠오르는 시장

제2회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리게 된 건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고 떠오르는 미래 도시’여서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4월 제1회 행사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렸다. 피렌체는 구찌·페라가모 등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명품 브랜드의 고향이다. 글로벌 명품업계가 한국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한류의 영향이 가장 크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서울은 화장품을 비롯한 뷰티 산업의 기반이 확고해 전 세계 젊은 소비층이 호감을 두고 있다”며 “어디서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수준 높은 IT 인프라가 구축돼 새로운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류에 힘입어 아시아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최근 명품업계는 젊어지는 구매층과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SNS ‘인스타그램’의 패션 파트너십 총괄인 에바 첸이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주제로 가장 먼저 연단에 선 것도 우연이 아니다. 존 훅스 퍼시픽글로벌 매니지먼트 대표이사(CEO)는 모델들이 인스타그램에 의존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SNS 참여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한국은 단일국가로는 최대수준인 10조원에 육박하는 면세점시장을 가진 곳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면세점 매출액은 9조 1983억원을 기록했다. 맥킨지 파트너인 에이미 김은 ‘한국 면세 시장의 부상’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한국 면세시장의 가치는 약 80억달러이며, 매년 수백만 명의 전 세계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루이비통 회장, 2박3일간 면세업계 CEO 연쇄회동

가는 곳마다 철통보안이 지켜지며 화제를 모으는 아르노 루이비통 회장이 2박3일 한국을 찾아 면세업계 CEO들과 연쇄회동을 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 18일 한국을 방문한 후 서울 주요 시내면세점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명품 유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서울에서만 5개의 시내면세점이 개점하면서 업체들이 명품 유치에 사활을 걸면서다.

회사 측에서 아르노 회장의 방문을 공식 확인한 한화갤러리아를 제외하고도 업계에서는 아르노 회장이 호텔신라와 신세계조선호텔, 두산의 면세점 담당자들과 만나 명품 유치 문제를 논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명품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어느 업체든 아르노 회장의 방문 사실을 대놓고 얘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부분 아르노 회장을 만났다는 것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르노 회장의 방한은 단순히 면세점 관계자들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글로벌 명품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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