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일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금융개혁과 핀테크’란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갖춰야 할 기준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냈다. 핵심은 기존의 판을 깨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였다.
美 찰스 슈왑·中 위뱅크 모델이 대안
임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의 최우선 기준으로 ‘혁신성’을 꼽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 과점 체제인 은행산업의 판을 흔드는 ‘메기’ 역할을 하려면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갖추지 않고선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임 위원장이 판단하는 혁신성을 갖춘 인터넷 은행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임 위원장은 미국의 찰스슈왑(Charlseschwab), 중국의 위뱅크(Webank), 네덜란드의 ING 다이렉트를 사례로 소개했다. 모두 차별화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업체들이다. 찰스 슈왑은 미국의 증권사가 만든 인터넷은행으로 자산관리 서비스에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면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중국의 위뱅크는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기업인 텐센트가 세운 인터넷은행이다. 위뱅크는 신용대출을 할 때 신용등급에만 의존하지 않고 고객의 SNS에서 모은 정보를 대출심사에 활용한다. 예컨대 대출심사 때 온라인 금융거래 실적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네덜란드의 ING 다이렉트는 글로벌 보험회사인 ING가 세웠다. 현재 독일, 프랑스 등 유럽 6개국에 진출해 있다. 임 위원장은 “인터넷 은행은 비용 구조가 낮아 저렴하면서도 얼마든지 해외 사례처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銀 도입 후 추가 규제 완화할 것
이에 임 위원장은 “인터넷 은행 도입 후에도 정책적으로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현재 국내 1호 인터넷 은행 타이틀을 손에 쥐기 위해 경함을 벌이고 있는 곳은 대략 3곳으로 압축된다. 교보생명,다음카카오(한국투자금융지주·KB국민은행 등), 인터파크(SK텔레콤·기업은행 등)컨소시엄 등이다. 3곳 모두 ICT 기업이 주축이 된 데다 컨소시엄 구성도 정부 요구 수준에 거의 부합하는 만큼 어떤 사업모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1호 인터넷 은행 진출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인터넷 은행의 성패는 결국 혁신에 달려있다”며 “1호 인터넷 은행이 잘 자리 잡아야 은산분리 완화 방안도 비교적 수월하게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