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發 아시아 환율전쟁 본격화된다

일본과 수출산업 밀접한 한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中은 큰 영향 안 받을 것"
  • 등록 2014-11-03 오후 5:14:32

    수정 2014-11-03 오후 5:14:32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일본중앙은행(BOJ)의 깜짝 양적완화(QE) 발표에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아시아 환율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BOJ의 추가 완화정책으로 엔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악화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자국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방어적 입장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과 여타 아시아국가엔 한국과 같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환율전쟁 격전지’ 한국 VS 일본

CNBC는 2일(현지시간) 엔화가치 하락이 한국 등 수출주도형 국가에 위협을 가해 환율전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OJ는 지난달 31일 중장기국채 연간 매입액을 5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리기로 하는 QE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연간 매입액은 지금의 3배인 3조엔(약 28조5099억원)과 900억엔으로 각각 확대하고 보유하는 국채 잔존만기(듀레이션)도 7~1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엔화가 대거 더 풀린다는 소식에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2.48엔까지 올랐다. 2007년 12월31일 이후 약 7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 변동 추이 (자료=블룸버그)
전문가들은 환율전쟁의 최대 격전지는 한국과 일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 종료 발표로 달러는 강세로 돌아선 반면 일본은 이와 반대로 움직이며 엔저까지 겹치는 설상가상의 사태가 발생했다. 즉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외환시장은 취약해지지만 수출은 증가하는 긍적적 효과가 나타나는데 엔화값이 떨어지면 일본과 수출업종이 겹치는 한국 경제는 수출 마저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진 캘로우 웨스트팩 선임 통화전문가는 “많은 분야에서 경쟁관계인 한국과 일본은 엔·원 교차환율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엔저 현상이 한국 통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해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한 차례 쇼크를 겪은 이래 처음으로 20% 가까이 떨어졌다. 한국 정부는 엔화가치 하락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월말 낮은 경제성장률과 물가, 엔저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3가지 요소로 규정했다.

결국 한국은 기준금리를 내려 자국 환율을 방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수출 모멘텀이 (BOJ의 양적완화 여파로) 이미 약화되고 있다”며 “수개월 내 기준금리를 1.75%까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中, 위안화 환율 조정하나..전문가들 ‘글쎄’

엔저 공세에 아시아 내 다른 수출국가들도 자국 경제를 방어하기 위한 통화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가뜩이나 성장이 둔화된 상태에서 엔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 통화정책 변경을 통한 위안화 약세를 취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 중국인민은행은 월요일 위안·달러 환율을 지난주 금요일 6.1461보다 높은 6.1525로 조정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을 제외한 여타 아시아국가들은 엔저 공세에 제한적 액션을 취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캘로우 선임 통화전문가는 “중국 수출업자들이 엔저에 얼마나 타격을 받을 것이며 중국 정부에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BS 외환전문가 제프리 유는 “엔화 약세는 한국에는 확실한 이슈지만, 중국정부엔 그다지 큰 변수가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태국이나 베트남 환율과 더 밀접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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