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편·PA간호사 법제화 등"…의료 공공성 강화 방안 논의

15일 인권위 의료 공공성 방안 모색 토론회
지역의료·공공의료 실태와 대책 마련 논의
  • 등록 2024-04-15 오후 6:29:54

    수정 2024-04-15 오후 6:31:08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사직 전공의 등 의료계와 환자·시민단체가 모여 의료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의료공백 장기화 상황에서의 건강권 보장 및 의료공공성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15일 오후 ‘의료공백 장기화 상황에서의 건강권 보장 및 의료 공공성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임준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 전문위원(예방의학 전문의)이 ‘한국 보건의료체계 문제점 및 의료 공공성 강화 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발표를 맡았다.

임 위원은 필요가 아닌 구매력에 의해 작동하는 보건의료 공급 체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위원은 “구매력에 따라 보건의료 공급 체계가 결정되다보니 자원 분포가 불균형하고 수도권 쏠림 현상 등 의료이용에 격차가 생겨 건강 불평등 문제가 심화한다”며 “진료권별 사망률 격차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치료가능 사망률과 입원한 환자의 사망률엔 의료 인프라의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력을 늘리고 기관 수를 줄여 (한 기관에) 의사와 간호사를 많이 배치하는 구조개편이 필요하다”며 “최소한 전문의 60~70명이 있어야 병원 기능을 할 수 있다. 작은 병원은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재활병원 등 방향성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에서는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들은 각자도생하고 있으며 지금 해결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인권위에 정책뿐만 아니라 피해입는 환자들의 상황 파악을 부탁한다”며 “2020년에 이어 2024년에도 의사들이 응급실, 중환자실을 떠남에도 의료계의 자정노력이 작동하지 않아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수련병원이 전문의 중심이 아니라 전공의가 없으면 의료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있는데, 전문의 중심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서비스 제공체계로 개선해야 한다”며 “그간 불법 논란이 있던 진료지원인력(PA간호사)을 법제화 또는 양성화하려는 노력을 정부가 하고 있는데 해외 국가처럼 법적 근거를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전공의의 근무환경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전공의)는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 과정에서 전공의 인권 침해 실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류 전 대표는 “의료 개혁은 필요하나 의대 증원이 그 답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들은 주당 80시간이 넘는 높은 업무 강도와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보상에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왔지만 정부는 헌법을 무시하고 근거가 부족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양적 지표보다도 질이 강조되는 영역으로 불투명한 의대 증원보다 당장 실행가능한 ‘수요 중심 의료 개혁’을 대안으로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복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의료의 개혁과제는 대폭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하며,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혼란을 줄여야 하며 단계적 재원의 투입의 필요성에 따라 중장기적 추진이 불가피하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차일피일 미루지 말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로 더 이상 환자와 노동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대화체를 구성하고 의사의 현장 복귀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날 논의 내용 바탕으로 정책 검토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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