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사내 하청 노사 간 ‘잠정 합의안’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지난달 2일부터 51일째 진행된 대우조선해양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 (이하 하청지회)의 파업이 종료됐다. 이에 따라 ‘감금 농성’, ‘고공 농성’을 벌이던 하청 노동자 7명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 22일 오후 31일 동안 1㎥ 철제구조물에 자신을 가둔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들것에 옮겨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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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을 이어온 하청 노사는 22일 오후 4시쯤 교섭장에서 나와 “잠정 합의안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에도 오전 8시부터 수차례 정회와 교섭 재개를 반복하며 접점을 찾아간 끝에 결국 협상의 매듭을 지었다.
하청지회 측은 해당 ‘잠정 합의안’을 조합원 찬반 투표를 부쳤고, 90%가 넘는 조합원이 찬성표를 던짐에 따라 파업에 돌입한 지 51일, 1독(선박 건조장)을 점거한 지는 31일 만에 파업 농성이 종료됐다.
이날 진행된 ‘농성 해단식’에서 김형수 하청 지회 지회장은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초라하고 걸레 같은 합의서”라면서도 “(앞으로) 차별 없는 현장,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도 “비정규직·하청 노동자들의 삶을 전국에 알렸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조선소의 주인이 누구인지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의미를 더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6시36분쯤 31일 동안 1㎥ 철제구조물에 자신을 가둔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들것에 옮겨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고공 농성을 벌이던 나머지 6명의 하청 노동자들 역시 육지를 밟았다. 조합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이들을 맞이했다.
하청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최악은 면했지만, 이들이 타결한 ‘잠정 합의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기준 임금 4.5% 인상, 폐업한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이 모였으나 막판까지 쟁점이었던 ‘민·형사상 면책’, 즉 손해배상 청구 문제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노사가 합의에 이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이견차가 너무 커 합의하지 못했다”며 “민·형사 면책은 과제로 남겨놨다”고 했다. 그는 “이후에 성실하게 협의 해야 할 지점이 많이 남아 있다”며 “하청지회 지도부 임원이 민·형사 책임을 지고 조합원들에겐 피해가 가선 안 된다는 지회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당사는 파업 과정에서 발생된 제반 문제에 대해 법과 원칙의 기조에 따라 대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