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이성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천 계양을)·안철수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성남 분당갑)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로 6·1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선거 초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민주당과의 격차를 두 자릿수로 벌리면서 승기를 잡은 모양새를 보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검찰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을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데 따른 역풍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그래픽=리얼미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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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전주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49.8%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민주당의 지지도는 2.7% 포인트 하락한 37.7%로 양당 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 포인트) 밖인 12.1%포인트였다.
양당 모두 지방선거 승패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서울과 경기·인천 모두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우세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46.2%)이 민주당(39.5%)에 6.7%포인트, 경기·인천은 국민의힘(47.5%)이 민주당(41.5%)을 6%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지지도에서도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적게는 5.2%포인트(50대)에서 최대 42.2%포인트(70세 이상) 리드했다. 지역별로도 국민의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15.5%)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우위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왼쪽)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인천 계양을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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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문가들은 대선 승패 결과에 따른 이같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대선 같은 전국 단위의 큰 선거를 치르고 나면 승자 측에 기세가 모아지고 패자에는 쇠락하고 기세가 빠지는 모양이 정상”이라면서도 “국민들은 (법안)내용 자체 보다 처리 과정을 더 중요하게 보는데 `위장 탈당`등을 동원한 민주당의 모습에 대한 실망감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6월 1일까지 20여일 간 남은 변수가 많은 터라 어느 쪽의 승기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강한 구심력이 필요한 민주당으로서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조기 등판`이 지지층의 결집 효과를 얼마나 불러올지가 관건”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당선인 꼬리표를 떼게 될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가 아닌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 때문에 판이 대선급으로 커져 버린 특이한 상황”이라면서 “결국은 선거 결과에 따라 안철수, 이재명 두 사람의 정치 생명까지 걸린 싸움이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