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코인이 낫다”…50억 뭉칫돈 몰리는 스테이킹

업비트 스테이킹에 1분도 안 돼 수십억 몰려
적금처럼 코인 맡겨 두고 5% 넘는 수익 기대
“묻어둘 코인 넣고 이자 받자” 장기투자 영향도
코인 하락하면 손실 우려도
  • 등록 2022-01-17 오후 5:17:37

    수정 2022-01-17 오후 9:08:54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코인을 일정 기간 묶어 두고 은행의 적금 이자처럼 수익을 얻는 서비스에 수십억원 자금이 몰렸다. 투자 리스크가 있지만 주식, 은행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시민이 가상자산거래소 벽면에 걸린 시세 전광판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두나무에 따르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이날 시작한 이더리움 2.0 스테이킹 2회차 모집에 1280ETH(이더리움·현 시가 기준 약 51억원) 규모의 자금이 모였다. 이날 오후 2시에 서비스를 시작 했는데 1분도 채 안 돼 모집액 한도를 채웠다.

앞서 업비트는 지난 14일 이더리움 2.0 스테이킹 1회차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때도 5분도 채 안 돼 이더리움 모집 수량(640ETH·약 25억원)을 채웠다. ‘스테이킹(staking)’은 말뚝을 박는다는 영어 단어 뜻처럼 보유한 코인을 일정 기간 맡겨 놓고 은행의 적금 이자 같은 수익을 얻는 것이다.

업비트는 누구나 최소 0.02ETH(약 8만원) 이상부터 자금을 맡길 수 있도록 했다. 예상되는 연 보상률은 최대 5.1%(17일 기준)다. 매일 오전 9시에 하루 동안 발생한 수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맡겨놓은 코인을 당장 빼서 가져갈 수는 없다. 이더리움 재단이 이르면 연내에 출금 가능한 시점(언스테이킹 시점)을 공지하면 이때부터 코인을 빼서 차익 실현을 할 수 있다.

다만 변동성이 커서 주식보다 위험하다. 그럼에도 수분 만에 수십억원 뭉칫돈이 몰린 것은 스테이킹이 주식, 은행보다 수익이 낫다는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이 개인 주식 투자자 계좌 927만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수익률은 평균 -1.4%, 신규 투자자 수익률은 -4.9%에 그쳤다. 최근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은행 적금은 2%대에 불과하다. 반면 업비트·코빗은 각각 최대 5.1%, 빗썸은 3.5~13%, 코인원은 5.63~8.27% 연이율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코인을 장기 투자하는 경향도 영향을 끼쳤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스테이킹은 코인 매매만큼 단기간에 수익을 얻을 순 없지만 코인 적립만 해놓으면 안정적으로 수익이 붙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4개 거래소 모두 스테이킹 서비스가 비슷하지만, 업비트는 회원 수가 많아 순식간에 자금이 몰린 것 같다”고 풀이했다. 업비트 회원수는 890만명(작년 10월말 기준)으로 전년동월 대비 590만명 늘었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부동산·주식시장은 주춤하고 어차피 코인을 묻어두려고 하는 장기투자자들에게 스테이킹은 매력적인 투자”라며 “스테이킹은 원금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출렁이는 시장에서는 주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17일 시작한 이더리움 2.0 스테이킹 2회차 모집에 1280ETH(이더리움·현 시가 기준 약 51억원) 규모의 자금이 모였다. 24일까지 모집하기로 하고 17일 오후 2시에 서비스를 오픈 했는데 이날 1분도 채 안 돼 모집액 한도를 채웠다. (사진=업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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