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사진) 금융위원장이 30일 퇴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두번째 금융위원장으로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에서 실물경제와 금융안정 지원을 위한 소방수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이임식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했다던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났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에 매진하라는 조언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금융위원장인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에 이은 ‘중간 계투’로 등판했다. 2019년 9월부터다. 이듬해 초 코로나19가 터져 나와 은 위원장의 위원장 재직 시절은 녹록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주된 역할은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있을 수밖에 없었다.
금융분야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오픈뱅킹(한 은행 어플로 다른 은행 조회,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의 도입, 금융규제 샌드박스(유예·특례) 정착 등도 그가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금융 혁신의 의미있는 진전으로 꼽힌다. 지난 2년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110여건이 넘는 혁신금융서비스가 지정됐다.
다만, 코로나19 탓에 금융혁신에서 보다 속도감 있는 개혁을 하지 못한 것은 스스가 꼽는 아쉬운 대목이다. 은 위원장은 이달 초 은행연합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초 금융위는 업무 보고에서 금융혁신 정책을 주요하게 다뤘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혁신 정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은 위원장은 이날 이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마음먹고 한 얘기였다”며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 누군가, 언젠가는 얘기해야 하는 것이었고 마침 정무위에서 질문이 나왔기에 대답했다. 미리 내용을 준비해갔으나 발언하는 과정에서 약간 흥분했더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잘못된 길’과 ‘어른이 얘기해야 한다’는 부분이 서로 떨어져 있었는데 합쳐져 (논란이) 더 커졌다”며 “국민청원 제기가 개인적으로 유쾌한 일은 아니었지만 20·30대의 분노는 이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