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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갑(甲)질 논란이나 직장내 성폭력 등 민감한 사회문제와 엮인 기업들이 속칭 `나쁜 기업` 리스크에 떨고 있다. 일단 대중으로부터 한번 낙인이 찍히면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물론 불매 운동과 신인도 하락까지 이만저만 고충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경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철저한 내부 단속과 후속 대응이 주요한 투자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한샘(009240)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 가량 하락한 16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6% 이상 급락하며 16만원대 붕괴 위기에도 놓였다. 지난주말 회사 신입 직원에 대한 성폭행 사건이 사회문제로 비화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샘은 최근 입사한 여직원이 동료와 인사 담당자로부터 성적 피해를 입고 교육 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오히려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회사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최양하 회장 등 경영진이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서며 즉각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주가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창업주의 사회 환원 등으로 `착한 기업` 범주에 들었던 한샘은 이번 논란으로 공든 탑이 무너질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실적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홈쇼핑업체는 한샘 제품 방송을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도 전해졌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한샘 성폭행 논란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면서도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해당 이슈가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무관하지만 남양유업 사례처럼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제품 판매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어서다. 성정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 하락은 전체 건설·건자재업종 부진 영향도 일정 부분 있고 홈쇼핑 판매가 줄어든다고 해도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미미하기 때문에 아직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도 “대대적인 불매운동이나 기업 이미지, 브랜드 가치의 하락 우려도 있는 만큼 회사측 대응방안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