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미국에서 팔린 신차는 총 147만4360만대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3% 줄었다. 올 들어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대비 2.1% 줄어든 845만2453대의 차량이 판매됐다. 미국에서 상반기 판매가 줄어든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고급차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BMW 3시리즈와 4시리즈 판매량이 지난 해 24% 급감한데 이어 올해도 8% 줄어들었다. i3 모델의 경우 3000대도 팔지 못했는데 2년 전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적이다. 벤츠의 경우 미국 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SUV 판매량이 2.3% 감소했다. 특히 CLA 모델 판매량은 무려 37%나 줄었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해까지 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회복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에는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둔화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서는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대출금리 부담이 커진데다, 우버 등과 같은 차량 공유서비스가 확대된 것이 신차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작년 판매량이 워낙 좋았던 탓에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일자리 확대·유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수가 줄어든 것이어서, 미 자동차 업계가 얼마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지난 해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척 스티븐스 제너럴모터스(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여서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1700만대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6월 SUV와 트럭 판매가 4%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들 차량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24시간 3교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기존에 소형차를 생산했던 곳도 SUV 또는 트럭 생산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일자리 감소 추세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고 있다. 실제로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일리노이주(州) 벨비디어 공장은 소형차 생산라인을 SUV 및 트럭 생산라인으로 교체하면서 4200여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