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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유는 1조원 규모에 달하는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부토건은 지난 2006년 서울 서초구 내곡동 13만 2379㎡ 부지에 고급 단독주택과 빌라를 조성하는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사업 설계가 변경된데다 주택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헌인마을 개발 사업은 오랜 기간 표류했다. 이에 따라 삼부토건은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4270억원의 만기 연장이 어려워져 결국 지난 2011년 4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삼부토건은 보유 자산인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한 채권단의 자율재무구조개선협약에 따라 금융지원을 받고 법정관리를 철회했다.
지난달 우리은행을 포함한 삼부토건 대주단은 대출연장 등 자율협약시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농협과 저축은행 등 일부 채권단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7일 삼부토건에 자율협약 연장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삼부토건은 올해 초 부동산개발회사인 MDM에 르네상스호텔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매각 가격은 약 9000억원으로 삼부토건이 보유하고 있는 빚을 대부분 탕감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사업성 등 세부적인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매각에 실패했다.
법원은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만큼 조만간 삼부토건의 존속 또는 청산 여부를 판단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삼부토건은 르네상스호텔 이외에 부동산 등 유동화 자산과 토목·건축 분야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청산보다 회생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흥건설도 지난달 6일 광주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991년 설립된 진흥건설은 관급공사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킨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하지만 주택 경기 침체 등으로 관급공사 수주물량이 크게 줄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다. 법원은 오는 19일 진흥건설에 대한 실사를 한 뒤 다음 달 중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